지난주 ‘코리안 위크’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한인미술작가 전시회’에 가보았다. 여러 작품 중에 손민지 작가의 작품 앞에 서게 되었다.
‘Excerpt from a performance of Turn Right, Turn Left’ 비디오 프로덕션 퍼포먼스인 이 작품은 헤드셋을 끼면 ‘오른쪽으로 , 왼쪽으로’ 하는 지시어가 반복되고 모니터에는 왼쪽으로 갔다 오른쪽으로 갔다 하는 우왕좌왕하는 듯한 사람 다리가 나온다.
스튜디오 안은 조금 어둡고 외부와 차단돼 있어 방향지시어가 더 선명하게 들리고 모니터의 우왕좌왕하는 듯한 발걸음들이 더 정신없이 왔다갔다 했다.
‘어디로 가라고? 깜깜한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대체 어디로 가라는 거지? 오른쪽? 왼쪽? 왜? 난 그쪽으로 가고 싶지 않아. 아 어지러워, 시끄러워. 모르겠어. 난 그냥 얼음!! 아무것도 보기 싫어. 듣고 싶지도 않아 어지러워 그냥 여기 좀 서있을게...’ 혼자 상념에 빠졌다가 부스 밖으로 나와 큐레이터가 설명하는 작품투어에 합류했다.
손작가는 이번 전시회 참여작가중 최연소인데 어릴적부터 일본 ,캐나다,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살았다고 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때론 자신의 의지로 여러 곳으로 가게 되는 그런 현재까지의 삶을 이 작품에서 표현해 보았다고 한다.
너무나 와 닿았다. 나도 때론 자의로 또 타의로 타국 생활을 하고 있기에. 지금 여기서는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지금은 엄마로서의 역할을 위해 잠시 멈춰 있지만, 우왕좌왕하다 얼음이 되어 멈춰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작품은 오른쪽 왼쪽만을 가리켰지만 인생은 앞으로 가기도 하고 때론 뒤로 물러나기도 하고 더 복잡하겠지... 그럼 우린 어디로 가고 뭘 찾아 헤매는 걸까? 난 왜 여기까지 왔을까? 전시회에서 만난 다양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행복하려고, 행복을 찾아서.. 맞다. 다들 행복하려고 무언가를 갈구한다. 나 또한 그런데 행복한가? 선듯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래서 저래서 불만만 한가득인 내자신과 반대로 아기는 늘 웃고 행복하다.
그렇듯 우리도 이미 행복한데 행복하려고 우리 뇌에 앱을 깔듯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 행복해.’ ‘놀면 안돼! 공부해야지!’ 라고 삶을 압박한다. 열쇠를 주머니 안에 두고 열쇠를 찾는 것 같이 말이다. 나도 밖에서 찾아 헤매기보다 내 안의 파랑새를 찾도록 노력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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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경(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