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서관서 49년간 자원봉사

2017-09-26 (화) 01: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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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 80대 할머니 화제…도서관에 그녀 이름 명명

도서관서 49년간 자원봉사
시애틀의 한 80대 할머니가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무려 49년간 자원봉사를 해온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인 루 앤 런달(81) 할머니가 시애틀 하이라인 파크 초등학교 도서관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68년이었다. 런달 할머니는 자신의 자녀들이 재학한 이 학교의 도서관 사서가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고 호소하자 재빨리 자원했다. 당시 32살 젊은 주부였던 런달 할머니는 이미 10년간 도서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서슴없이 나섰다.

그녀는 그 후 매일 자신의 친아들 2명과 수양 아들 3명의 손을 잡고 학교로 출근해 도서관에서 학생들의 필요한 책을 체크하고, 서랍에 책을 꽂아 정리했다. 도서관이 바쁘지 않을 때면 북마크도 만들어 학생들에게 선물했다. 1970년대 초반엔 관련 예산이 있어 3년간 약간의 파트타임 급여를 받았지만 곧바로 예산이 동이 난 후에도 자원봉사자로 일을 계속했다.


그녀는 남편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도서관 자원봉사 일을 하면서 매주 월요일에는 남편이 정원에서 따온 꽃들을 챙겨와 도서관에 꽂고, 매주 목요일에는 호박빵 등 간식을 챙겨오는 것을 정례화했다. 또한 하와이 스타일의 옷을 즐겨 있었던 런달 할머니는 도서관에서 일할 때 맨발로 걸으며 이리저리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이 돌봤던 초등학교 학생이 성장해서 교사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다.

런달 할머니는 “아이들이 학교를 다녀오면 집에서 좋은 간식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전업주부는 되지 못했지만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학교에 가고, 학교에서 지내다가 손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행복했다”며 “아이들이 다 큰 뒤에도 손자나 증손자 같은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보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보람차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시애틀교육구는 최근 런달 할머니의 봉사정신을 기려 하이라인파크 초등학교 도서관을 ‘루 앤 런달 도서관’으로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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