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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슨 데이비스·리 하이웨이 이름 바뀌나

2017-08-22 (화) 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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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링턴, 역사 지우기 일환 VA 주정부에 요청

지난 12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폭력 시위로 인해 촉발된 미국내 인종 및 계층 갈등이 인종주의의 상징인 남부군 출신 동상의 잇단 철거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이들의 이름을 딴 도로 이름마저 바꾸자는 움직임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북버지니아의 알링턴 카운티는 최근 카운티내 주요 도로중 하나인 제퍼슨 데이비스(사진) 및 리 하이웨이의 이름을 바꾸겠다는 청원을 주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제퍼슨 데이비스는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 대통령을 역임하면서 강력한 노예제 옹호론을 폈던 인물이고, 로버트 리는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를 지지했던 남부군 총사령관을 맡았던 사람으로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우상으로 삼고 있는 인물들이다. 카운티 보드 체어맨인 제이 피세트는 지난 17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많은 주민들이 더 이상 남부군 이름을 기념할 필요가 없다는 요구를 카운티에 하고 있다”며 “이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제퍼슨 데이비스 하이웨이와 리 하이웨이”라고 말했다.


카운티 보드 멤버인 크리스챤 도시는 “제퍼슨 데이비스 도로는 페어팩스에서는 리치몬드 하이웨이, 알렉산드리아와 알링턴에서는 루트 1이라고 부르며 역사적으로는 리버 로드라고도 불렸다”며 “리 장군의 이름을 딴 리 하이웨이는 당장 이름을 변경할 필요는 없지만 수년전부터 추진해 온 사항”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내 주요 도로의 명칭 변경은 주의회의 권한으로 되어 있는데 현재 버지니아 주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은 이같은 도로 이름 변경에 찬성하지 않는 분위기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화당 측은 “도로 이름을 바꾸는 것은 위험한 문을 여는 것과 같다”며 “조지 워싱턴이 노예를 가지고 있었다고 해서 조지 워싱턴이 성장했던 유명 사적지인 마운트 버넌을 헐어야 하느냐”며 반문했다.

<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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