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자의글] 정(情)과 함께하는 프렌드십

2017-08-18 (금) 12:00:00 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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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정’이란 늘 조건 없이 사람에 대해 품는 애틋한 감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정이란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부분을 용서하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가는 것이다. 때로는 상대의 말이 수긍이 가지 않지만, 묵묵히 들어 주어야만 할 때도 생기게 된다. 그렇게 정이란 마음속에서 잉태되어 옮겨가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너무 정이 넘치다 보면 불필요한 염려로 부담이 될 때도 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이 안색이 안 좋다고 하자. 옆에서 병원에 가보라고 한다면, 말씀은 고맙지만 듣는 사람의 형편에 따라서는 부담이 되는 일이다. 그 사람은 병원에 갈 수(?) 있을 때까지 여러 번 거울을 보고 stress를 느낄 것이다.

서양인의 '프렌드십' (友情)을 생각해보면, 그들은 처음이나 오래 사귄 사람이나 대하는 방식이 비슷하다. 모르는 사람이라고 특별히 서먹하게 대하지도 않고 친구라서 더 친밀감을 느끼지도 않는다.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라면 마음도 주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과의 이해관계에서 부딪히면 아주 냉정해진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고마움의 표시를 정확히 하는 그들의 생활은 우리를 기쁘게 한다.


한국인의 정에는 어떤 폐단이 있을까? 학연, 지연으로 인해 맺어진 관계로 인해 부담스러운 부탁, 갑의 횡포로 인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행위, 자기와 뜻이 같으면 쉽게 내 편이 되고 아니면 배타적으로 여기는 흑, 백 논리의 전개, 등은 지양(止揚)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인의 프렌드십을 생각해본다. 맑고, 너무 정확함으로 인한 융통성이 부족한 생활은 사람 내음이 물씬 풍기는 끈끈하고 훈훈함이 있는 한국인의 정에 비해서 때로는 차가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회원이 된 상태에서는 이끌어 나가는 리더를 존중하고 함께 하는 분위기,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하는 삶, 남을 간섭하지는 않지만, 위기에는 잘 도와주는 점은 본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 한국인의 정(情)과 함께 미국인의 Friendship이 함께하는 생활이 되기를 소원해 본다.

<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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