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AI 파트너십 추진에 걸림돌 된다고 판단”
키어 스타머 영국 정부가 애플의 사용자 데이터 암호화를 우회하는 문제로 벌어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충돌에서 출구전략을 모색 중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의 2명의 영국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J.D 밴스 미국 부통령 등 워싱턴 고위 인사들의 압력에 직면한 영국 내무부가 물러서야만 할 것 같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영국 내무부는 지난 1월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에 법 집행기관이나 첩보 기관이 고객들의 데이터가 담긴 애플의 클라우드 저장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백도어(인증 없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보안상 허점)를 만들라고 명령했다.
법 집행기관이 테러나 아동 성착취 등에 대한 조사를 이유로 정보 제공을 요구할 수 있는 조사권한법(IPA)에 근거한 조치였다.
애플은 2월 이에 맞서 클라우드 이용자를 상대로 한 고급 암호화 기능의 제공을 중단한 뒤 조사권한재판소(IPT)에 소송을 냈다.
FT는 "애플에 이 법을 적용한 조치는 암호화 기술을 둘러싸고 거의 10년 만에 벌어진, 가장 주목받는 기술업계의 전투를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관계자는 "이 사안은 밴스 부통령이 매우 언짢아하는 것이며 해소될 필요가 있는 것"이라며 "내무부는 기본적으로 물러서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이런 기류로 돌아선 것은 이 문제가 영국이 미국과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분야의 파트너십을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고위 당국자들은 전했다.
2명의 고위 당국자 중 한 명은 "추진 중인 테크 파트너십이 마주한 도전 중 하나는 암호화 이슈"라며 "이는 미국에 커다란 레드라인이다. 그들은 우리가 거대 기술기업을 건드리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2월 암호화에 대한 영국의 조치를 "중국과 관련해 듣게 되는 어떤 것"이라고 비유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