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온리 리빙 보이 인 뉴욕] 아버지에 대한 복수로 정부 꼬시는데…

2017-08-11 (금)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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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의 방황 현학적 대사로

▶ 옛모습 상실 뉴욕에의 헌사

[온리 리빙 보이 인 뉴욕] 아버지에 대한 복수로 정부 꼬시는데…

토마스가 아버지의 정부 조핸나를 미행하고 있다.

■온리 리빙 보이 인 뉴욕 (The Only Living Boy in New York)

★★★(5개 만점)

더스틴 호프만을 세계적 스타로 만들어준 ‘졸업’을 연상시키는 코미디 드라마로 대화가 상당히 많은 현학적일 정도로 지적인 영화다. 뉴욕에 바치는 헌사이자 청년의 성장기로 앙상블 캐스트가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상호간 화학작용도 훌륭하다.


퍼즐을 푸는 듯한 플롯을 지녔는데 점점 사라져가는 책과 같은 개인적 기호와 중산층의 보장 그리고 영혼을 잃어버린 예술의 본향 뉴욕을 아쉬워하는 복고풍의 영화로 자신의 장래를 못 찾아 갈팡질팡 하는 청년의 이 사람 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서술된다.

토마스 웹(영국 배우 캘럼 터너가 젊은 리처드 기어를 생각나게 한다)은 대학을 막 졸업한 청년으로 작가 지망생. 출판사 사장인 아버지 이산(피어스 브로스난)과 병약한 어머니(신시아 닉슨)가 사는 대저택을 떠나 로어 이스트 사이드의 후진 아파트에 산다. 그에겐 아름다우나 독설가인 여자 친구 미미(키어시 클레몬스)가 있는데 미미는 어디까지나 친구 관계를 주장한다.

토마스의 아파트 이웃으로 혼자 사는 철학적이요 유식한 술꾼 작가 W.F. 제럴드(제프 브리지스)가 청춘의 방황에 시달리는 토마스의 조언자요 멘토가 되기를 자원하면서 둘은 대화를 통해 사제지간이나 부자지간처럼 된다. 그런데 과연 이 다른 세상에서 온 것 같은 W.F.의 정체는 무엇인가.

어느 날 토마스가 미미와 함께 클럽에 갔다가 자기 아버지가 외간 여자와 키스를 하는 것을 보고 토마스는 이 여자의 정체를 캐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토마스는 여자 뒤를 마치 스토커처럼 따르는데 여자는 아버지 출판사의 프리랜스 에디터인 조핸나(케이트 베켄세일).

아름답고 총명한 조핸나에게 호기심을 갖게 된 토마스는 아버지에 대한 복수로 이 여자를 유혹해 결국 섹스를 하는 관계에 까지 이른다. 물론 조핸나도 토마스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 한 여자가 부자와 모두 섹스를 한다는 불결한 플롯은 그러나 나중에 묘하게 세척된다.

마지막에 가서 W.F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그 얘기가 다소 급작스럽고 조작적이어서 잘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러나 이 영화는 터너를 비롯한 배우들의 좋은 연기가 있는 지적이요 문학적인 대사가 많은 아담한 소품으로 특히 브리지스의 현자 같은 연기가 볼만하다. 제목은 사이몬과 카펑클의 동명 제목 노래에서 따 왔다.

마크 웹 감독. R. 일부지역.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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