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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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큰뿔양과 조우하는 행운이 기다릴 수도…

2017-08-04 (금)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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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가이드

▶ Dawson Peak (9575’)

정상에서 큰뿔양과 조우하는 행운이 기다릴 수도…

Pine Mountain Ridge에서 본 Dawson Peak.

만약 등산을 취미로 하여 지내는 남가주의 미주한인들을 상대로 ‘가장 친근한 산’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도 Mt. Baldy(=Mt. San Antonio)가 단연 1위를 차지할 것이겠다. 해발고도가 10064'(=3068m)인 San Gabriel 산맥의 최고봉이면서 LA Koreatown에서는 50마일쯤이라는 그리 멀지않은 거리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LA에 인접한 아주 가까운 산맥인 San Gabriel 산맥에는 백두산 높이인 9003'(2744m)를 상회하는 봉우리는 모두 7개가 있다. 즉, Mt. Baldy (10064'), West Baldy(9988'), Pine Mountain (964'), Dawson Peak(9575'), Mt. Harwood (9552'), Mt. Baden Powell (9399'), Throop Peak (9138')들이다. 이 가운데 West Baldy는 Mt. Baldy와의 지리적인 근접성 등으로 독립봉으로 보지 않는 시각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이를 제외하더라도, 6개가 되는 셈이다.

이 때에는 Pine Mountain, Dawson Peak이 San Gabriel 산맥에서 제2봉, 제3봉이 되어지는데, 이들 산은 Mt. Baldy에 비해 그 인지도나 호감도가 크게 뒤진다고 하겠다.


샌게브리얼 산맥의 제2봉과 제3봉인 Pine, Dawson을 오르기 위한 루트는 2가지가 된다. 첫째는 우선 Baldy를 오른 후에 이를 지나서 북쪽으로 산행을 계속하여 오르는 방법이다. 접근성은 좋으나 산행자체는 힘든 코스이다. 두번째는 Mt. Baldy의 북쪽 등산루트인 North Backbone Trail을 이용하는 산행이다. 접근성은 불편하나 산행자체는 어렵지 않다.
정상에서 큰뿔양과 조우하는 행운이 기다릴 수도…

Lodgepole Pine과 Juniper Tree.

오늘은 이 North Backbone Trail로, Pine을 경유하여 Dawson을 오르는 등산을 안내한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이 루트로의 산행은 권할 만하다. 인적이 드문 San Gabriel 산맥의 가장 높은 고도의 능선을 지나면서 최고의 비경을 보는 큰 즐거움이 있다. 필자가 아는 어느 등산인은 특별히 Pine Mountain 정상에서의 경치를 자기가 지금까지 보아온 전망 중에서는 단연 으뜸으로 꼽는데 망서림이 없다.

Guffy Campground에서 등산을 시작할 경우, 왕복 10마일의 거리에 순등반고도가 약 3000'가 되며, 보통은 8시간쯤 걸린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이나 비나 눈이 있는 날에는 이 루트로의 등산은 대단히 위험하므로 절대 금물이다. 미끌어지지 않을 튼튼한 등산화와 Trekking Pole은 필수이고 워낙 인적이 드문 곳이기에 단신 산행은 삼가야 한다.

가는 길

LA 한인타운에서 I-10 East로 들어간 다음에 CA-60 East를 탄다. 출발지점으로 부터 총 15마일을 달린 지점에서 I-605 North로 들어간다. 다시 약 8마일을 달리면 CA-210 East를 탈 수 있다. 여기서 다시 약 8마일을 더 가면 I-15 North로 연결된다. 총 67.6마일을 운행한 지점이 되면 CA-138 West로 연결되어진다. 이를 타고 8.5마일을 따라가면 CA-2 West를 만나게 된다. CA-2 West를 따라 10.7마일을 가면 Inspiration Point 휴게소가 오른쪽으로 나온다. 이 곳에서 왼쪽으로 갈라져 나가는 비포장도로 Blue Ridge Road를 따라간다. 5마일 남짓 나아가면 차량통제용 게이트가 닫혀있는 곳에 이른다. 게이트에서 왼쪽으로 트여있는 길로 0.2마일을 가면 도로의 종점인 Guffy Campground에 들어서게 된다. 공용으로 주차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주차한다. LA 한인타운에서 대략 92마일이 되는 지점이다.

간혹 이례적으로 게이트가 열려있을 때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물론 Pine Mountain Trailhead까지 더 들어갈 수 있고, 왕복 4마일의 산행거리가 줄어든다. 이 길을 차를 타고 더 가게 되면 중간에 한번 길이 갈라지는 지점이 나온다. 왼쪽길을 택해야 한다.

등산코스

Guffy Campground의 북쪽 끝지점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PCT를 따라간다.
Campground입구로 나가서 차량통제 게이트가 있는 비포장도로를 따라가도 된다. PCT와 비포장 도로는 비슷하게 나란히 이어지며 서로 교차되기도 한다. 약 2마일을 가서 비포장도로가 왼쪽으로 바짝 굽어지는 지점에 Pine Mountain Trailhead가 있다. 여기가 North Backbone Trailhead (8260')라고도 부르는 곳이다.


이 등산로는 Mt. Baldy의 정상으로 이어지는 루트인데, 이를 개괄해 보자. 우선 좌우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건너야 하는 Backbone 구간은 1.1마일 지점까지 이어지며, Pine Mountain의 정상까지는 1.8마일, Dawson Peak 정상까지는 3.0마일, Mt. Baldy 까지는 5.0마일의 거리이며, 하나의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남서쪽으로 높이 솟아있는 Pine Mountain을 향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이따금씩, 잘생긴 청년같은 Jeffrey Pine과 주름살 많은 노인같은 Mountain Mahogany가 길 안내를 맡은 안전요원인 듯 드문드문 서있다. 아름다운 공주를 구하기 위해 마법의 성에 이르는 천길 벼랑길을 지나야 하는 동화속의 왕자가 연상되는 순간이다. 서두르지 말고 용기를 내어 차분히 걸어야 한다. 의외의 실수로 몸의 균형을 잃는 일이 없도록, 양손 모두 Trekking Pole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정상에서 큰뿔양과 조우하는 행운이 기다릴 수도…

등산 도중에 본 북서쪽 경관.

이 처음의 등뼈구간 1.1마일을 통과하는데 보통 1시간 가까이 걸린다. 오른쪽으로, 수백년을 살아왔을 한 그루의 우람한 Juniper가 준수한 용모의 Lodgepole Pine과 나란히, 성문을 지키는 경계병인양, 우리를 내려다 보고있는 곳에 이르면, 위태로운 구간을 모두 다 지나온 것이다.

이제 Lodgepole Pine 이 유난히 빽빽하게 밀집된 Pine Mountain의 허리와 어깨를 지나며 정상을 향해 곧게 올라간다. 정상등록부는 동남쪽 모서리쯤에 텐트 하나를 칠 수 있을 정도의 넓이로 바람을 막기위해 돌들을 둥글게 쌓아 놓은 곳에 있다. 샌게브리얼 산맥의 제2봉답게, 이 Mt. Pine 정상에서의 전망은 매우 다양하고도 환상적이다.

이제 우리의 목표인 Dawson Peak은 저만치 발아래로 보인다. 송림이 울창하다. 과연 여인을 유폐시켜 둘만치 울울한 숲이다. 급격한 내리막을 대략 0.3마일을 가면 Saddle(9190')에 이르게 되면서 경사가 아주 완만해 진다. 여기서 0.2마일을 더 가면 우측으로 갈라져 내려가는 등산길이 있고 Fish Fork Creek이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우리는 물론 직진이라서 오른쪽으로 가야할 이유가 없으나, 혹시 나중에라도 그 길을 가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부연한다. 지도상으로는 대략 5마일의 거리로 Pine Mountain Ridge 의 기저부에 연결되는 것으로 돼 있으나, 많은 부분에서 등산로가 유실되어 있어 나아 갈 길을 찾기가 어렵고 가시가 억센 Buckthorn이 온통 숲을 이루고 있어 자칫 조난을 당할 수 있을 만큼 황폐되어 있다. 산행시간이 크게 지체됨은 물론이다. 저 아래의 Fish Fork Creek이나 Pine Mountain Ridge 쪽에서 이 쪽을 보면 얼핏 지그재그로 길이 잘 나있는 듯 보인다. 옛날에 목재를 나르기 위해 냈던 길이라는데, 지금은 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는지, 상태가 극히 불량하다.

이 Junction을 지나서, 아름다운 Lodgepole Pine 숲속으로 나 있는 0.7마일의 완만한 오름길을 거치면 Dawson Peak(9575')의 고점에 이른다. 약간의 돌들을 무더기로 쌓아놓았는데, 평탄한 지형이므로 전망을 잘 보려면 가장자리로 다소 움직여야 한다. 혹 아름다운 Bighorn Sheep이 눈에 띈다면 그게 바로 마법에 걸린 슬픈 공주일 것이라 믿기로 하자. 등산애호가로서 일찌기 Sierra Club에서 30년 이상 여러 중요직책을 수행하였고 회장도 역임한 바 있는 Ernest Dawson(1882~1947)에게 헌정된 산이 바로 이곳이다.

Mt. Baldy의 우람한 산괴가 바로 지척에 돌올하다. 하산을 위해서는 Pine Mountain을 다시 올라야 하는데, 0.3마일의 짧은 거리에 450'정도의 고도를 올라야 하니 경사가 급한 편이다. 위태로운 Backbone구간은 내려갈 때 더 신중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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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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