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태어나지 못한 아이

2017-07-06 (목) 08:21:01 김인기 워싱턴 문인회
크게 작게
엄마!
나야. 엄마의 태어나지 못한 아이
엄마는 내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도 생명체야

엄마를 보는 데는 눈도 필요 없어
날마다 엄마를 보고 있고
날마다 엄마를 껴안고
날마다 엄마에게 입맞춤하고
날마다 엄마를 사랑하고 있어, 천국에서

엄마!
다 자랐다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해?
엄마도 그 멀쩡한 감각으로
내 소리를 안 들었잖아
그 절박한 순간에 엄마를 불렀는데


엄마!
그거 알아, 엄마가 콜라를 마실 때
그 맛을 내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두어 번은 트림도 했었는데
한 번 더 그 맛을 보고 싶은데

엄마!
내가 조금 문제가 있기는 한 것 같아
듣고 싶은 소리가 들리지 않거든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아가야, 사랑해”라는

<김인기 워싱턴 문인회>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