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2017-06-29 (목) 08:20:10 김민정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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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성어 중에 ‘구반문촉’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구리쟁반을 두드리고 초를 만진다는 뜻으로 어떤 사실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오해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란 말이다. 요즘 한국 TV에 방영되는 한 드라마에는 겉으로는 사회적으로도 아주 좋은 일을 다 하는 듯이 보이나 뒤로는 나쁜 일을 서슴지 않고 행하는 사장이 나온다.

성경에 나오는 ‘양의 탈을 쓴 늑대’는 말 그대로 양 인 것 같으나 실제로는 늑대란 말이다. 겉으로는 좋은 척하나 속마음은 악의 사자인 셈이다. 이런 사람들이 도처에 있다. 무슨 봉사 한다면서 타인들을 은근히 끌어들여 자기의 잇속을 채우기 위해서 안간힘을 쓴다.

어느 스님의 말씀에 “사기꾼이 화를 벌컥 내는 사람 봤느냐” 하는 말을 들었다. 사기꾼 특징은 친절하고, 좋은 말만 골라 하며, 차림새도 좋게 하고 다녀 상대방으로 하여금 호감을 갖게 한다. 그러니 사기에 말려들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사기야 말로 눈에 보이는 확실한 증거를 거의 남겨 놓지 않는다. 그럴듯한 명목으로 좋은 사람인 척, 봉사하는 척 하면서 ‘척’을 많이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공연히 죄 없는 사람들까지도 휘말리게 된다. 이해타산이 없는 사람은 굳이 과잉친절을 하지 않고 자기 일만 묵묵히 한다. 뭐든지 넘쳐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되지 말아야 한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행동하는 사람들은 개념과 양심이 없는 듯하다.


낯설고 물설은 타향생활에 같은 언어를 쓰며 같은 동족이라는 미명하에 서로 돕기도 하고 잘 믿기도 한다. 그러나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불순한 마음을 가지고 접근하는 일을 볼 때 참 안타깝다. 길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저렇게 챙겨서 어찌하려고 그러는지’ 참 씁쓸하다. “얼굴이 철판이다” “낯짝이 두껍다” “인면이 두껍다” 등등 이런 말을 듣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적어도 이런 부류의 사람들 인생이 그리 좋지 않음은 자명한 사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먹을 수록 인생을 깨달아지게 된다. 나이를 먹을 수록 ‘나이 값’ 을 하면서 존경 받는 ‘어르신’ 이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흔한 말로 나이를 먹을수록 “입은 다물고 지갑은 열어라” 란 말이 있다. 선을 행하되 가식이 아닌 진심이 될 때 빛난다.
겉에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지만 보이는 것만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나쁜 사람들이 활개를 치는 경우도 본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말아라” 는 옛말을 새겨본다. 좋은 것은 본받기 어렵고 , 나쁜 것은 금방 물드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김민정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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