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전쟁이 갖는 의미

2017-06-24 (토)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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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고착화는 남북의 서로 각기 다른 체제 속에서 군사경쟁과 갈등을 야기시켰고 한반도의 역사를 반세기가 넘는 동안 전쟁의 연장선상에 놓이게 만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휴전협정은 전쟁의 종식이 아닌 언제고 전쟁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잠재적 전쟁의 성격을 내포한다. 결국 적화통일의 야욕을 놓지 않은 북한은 핵개발로 동북아 안전은 물론 전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국제사회 최대 골칫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한반도의 비극적 현실을 생성시킨 요인이 근대사회의 격랑 속에서 국제사회 이념갈등과 패권경쟁의 산물이라면 한국전쟁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한반도의 내전적 성격을 넘어선다. 러시아와 중국, 미국은 물론 유엔 국가들이 대거 참가하여 3차대전의 시발점이 될 뻔한 한국전쟁은 그만큼 국제사회의 전쟁사에도 한 획을 긋는다.


미소가 한국전쟁을 통해 공산주의 이념과 민주주의 이념의 극단적인 충돌을 발생시킴으로 대리전의 성격을 띠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소련의 팽창주의로 무장한 스탈린이 김일성의 적화통일의 야욕을 지지한 것이 한국전쟁의 발발에 절대적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한국전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미군사동맹관계를 실험하고 있으며 언제든 전투태세를 갖추었음을 공공연히 발표해 왔다. 천안함 침격이나 연평도 포격등과 같이 국지적인 도발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소련과 중국의 절대적 지지와 후원 하에 일어났다면 공산권의 몰락과 경제개방으로 북한은 운신의 폭이 훨씬 좁아졌다.

러시아와 중국이 국제사회의 이해관계를 등한시하며 맹목적으로 북한을 지원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더욱이 미국을 비롯한 유엔은 북핵 포기와 인권개선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흐름을 거스르며 북한이 다시 또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킨다면 북한은 곧 붕괴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한미군사동맹관계는 그만큼 견고해졌고 전 세계 7위의 남한의 군사력은 북한의 도발을 월등히 제압할 수 있을 만큼 강해졌다.

2020년이면 전시작전권 환수시기에 대해 다시 한 번 한미 간의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한국전쟁당시 남한의 전쟁수행능력 부재로 미국이 가져간 전시작전권은 한국전쟁의 또 다른 비극이다. 미국은 한국이 대북 우위 국방능력을 갖추게 되면 언제든 돌려줄 것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남한이 전반적인 군사능력은 북한에 월등하지만 핵을 가진 북한을 단독적으로 상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므로 자주국방의 차원에서 전시작전권을 환수하고 한미군사동맹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여 한반도내의 전쟁을 방지해야 한다.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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