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 머신’(War Machine) ★★★½ (5개 만점)
글렌 맥매언 장군이 아프가니스탄 전선을 둘러보고 있다.
전쟁과 전쟁을 이끄는 군 장성을 비롯한 막강한 권력을 쥔 계급에 대한 새카만 풍자영화로 황당무계할 정도로 터무니없고 우습다. 현재 싸우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비롯해 끊임없이 전쟁을 하는 미국과 전쟁이 직업인 군인들에 대한 인정사정 없는 공격으로 코미디이자 전쟁의 현실을 폭력적이요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톤이 다소 고르진 못하나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반전 풍자영화들인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캐치-22’ ‘매쉬’ 및 ‘3명의 왕들’을 연상케 하는데 결코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이기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주인공 장군이 마치 전쟁놀이를 즐기는 아이 같아서 실소가 터져 나온다. 이런 구세주적 망상에 빠진 장군으로 브래드 핏(제작 겸)이 나오는데 과장됐을 정도로 으스대는 동작과 표정이 장군모를 쓴 아이 같아 혀를 차게 된다. 마치 꼭두각시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어색한데 그것이 풍자영화에 더 잘 어울린다.
영화는 2009~2010년 아프가니스탄 주둔 연합군 총사령관을 지내다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등을 비롯해 정부 고위인사들을 싸잡아 비난해 해고당한 스탠리 A. 맥크리스탈 장군의 얘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처음에 글렌 맥매언 장군(핏)이 부관들을 이끌고 으스대면서 아프가니스탄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맥매언은 “우린 이 전쟁에 이길 거야”라며 부하들의 사기를 북돋운다. 이에 예스 맨들인 부하들은 “옛 서”하며 동의한다. 이들도 우스꽝스런 전쟁 미치광이들로 묘사됐다.
맥매언은 매일 새벽에 일어나 내복바람으로 7마일을 뛰고 잠도 잘 안자는 골수분자 군인으로 아프간전쟁은 미국의 화력이 아니라 건드리지 못할 막강한 이상 때문에 이긴다고 믿는 사람. 그리고 오바마가 더 이상 아프간에 군대를 투입하지 않는다고 했는데도 4만 명의 병력 증강을 요청한다. 배짱 하나 큰 친구다.
맥매언은 첫 공격지로 탈레반의 요충이나 반군들이 없는 헬만드를 선정한다. 맥매언은 공격하기 전에 형식적으로 카르자이 대통령(벤 킹슬리가 지나치게 만화적으로 묘사된 것은 흠이다)을 방문한다. 이어 그는 유럽 국가들의 병력지원을 얻어내려고 프랑스와 독일 등을 방문한다. 맥매언은 독일의 기자회견에서 여기자(틸다 스윈튼)로부터 날카로운 질문 공격을 받는다.
맥매언이 이끄는 부대가 헬만드를 공격하면서 코미디의 톤이 전쟁 액션의 사납고 튼튼한 근육질로 변한다. 매우 긴장감 있고 조마조마한 처리다. 맥매언의 몰락은 그가 롤링스톤 잡지의 부대 취재를 허락하면서 초래된다. 그가 자기 속에 있는 워싱턴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마구 내뱉은 것이 그대로 집지에 실리면서 그는 오바마로부터 소환 당한다.
감독은 호주 태생의 데이빗 미초드(‘애니멀 킹덤’). R등급.
Netflix 작품으로 일부 극장 상영과 함께 TV로 스트리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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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