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선거 혁명

2017-04-25 (화) 09:38:56 이인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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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는 법치의 초석이다. 그래서 사법부의 법관은 성직에 버금가는 직위로 존경받는다. 영국과 미국사회에서는 이들을 대할 때 “Your Honor!”로 존칭한다. 이들은 정치적 이념이나 종교적 신앙에 의해서 판결하지 않고 헌법정신에 준하여 판결한다.

동성 간 결혼의 합헌 판결을 내릴 때 다수의견에 동참한 5명의 대법관들도 그들 개개인의 종교적 신앙으로서는 동의할 수 없지만, 헌법 정신에 따라 그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대법관들의 고뇌에 존경을 표한다.

법관은 헌법적 법리와 법조문에 충실한 판결을 내려야한다. 법관이 증거를 외면하고 법치를 무시하는 판결을 내놓는 것은 법치의 근본을 파괴하는 테러에 준하는 행위다. 최근에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 탄핵절차를 보면서 사법부의 부패한 양상을 되돌아본다.


헌법은 대통령이 법률을 위반했을 경우 탄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대통령이 위반한 법률조항을 찾아내지 못한 상태로 국회가 탄핵을 의결했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인용했다.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서는 법(法; Law)을 위반했을 때가 아니고 법률(法律;Statute)을 위반했을 때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국정농단 금지법이라는 법률이 국회에서 제정된 바가 없다면 대통령을 탄핵할 핵심 법률 위반 혐의가 존재할 수 없다. 이 간단한 논리를 무시하고 8명의 헌법재판관이 전원일치 탄핵인용 판결을 내놓았다.

가문의 전통을 지켜오는 고옥을 후손들은 계속해서 개수하고 보수하지만 기초가 부패해서 더 이상 수리가 불가능할 때는 그 고옥을 헐어버리고 새집을 지어야 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부패한 제도(Corrupt system) 안에서 고장 난 부위를 개혁할 방법이 없을 때, 국민은 혁명으로 새 제도를 수립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천부인권에 기인하는 권리다.

1960년의 4.19혁명이 그것이다. 그해 3월15일 있었던 정·부통령 선거에서 이승만과 이기붕을 당선 시키고자 정부의 공권력을 총동원하여 3인조 투표라는 전대미문의 방법으로 선거를 실시하여 계획한대로 당선을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사법부는 4.19 혁명 수개월 전에 이승만의 정적 조봉암을 허위 날조된 간첩혐의로 사형을 집행했다. 이렇게 부패한 상태에서는 혁명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4.19는 합헌적 혁명이었다.

지난번의 불법적 탄핵인용 판결이 유효한 가운데 범법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뿐만 아니라 대통령을 구속하는 부패한 제도를 바로잡는 방법은 혁명뿐이다.

선거에 의한 혁명도 있었다. 지난 11월 미국대선에서 백인 노동자들의 담합으로 300만 표나 더 많은 표를 확보한 힐러리 클린턴을 제치고 트럼프를 당선시킨 사건 역시 혁명으로 간주한다.

한국 국민은 4.19식 혁명에 앞서 우선 투표에 의한 혁명의 기회가 눈앞에 와 있음을 감지해야 한다.

선거혁명의 기회가 국민 눈앞에 와있다. 국민은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선거 후에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다.

<이인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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