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기?
2017-02-19 (일)
이봉호 게이더스버그, MD
새해 들어 부옇게 삐져나온
일 년의 하릴없는 시작은
돛 없는 항해처럼
내 언저리를 부유하는 동안
터진 틈 틈마다 욕망이
새어 나오고 있습니다.
졸음 오는 세월을 따라왔던
낡고 때 묻은 마음은
아무렇게나 흘려지는 대지에
연초록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지친 이들에게 배불러진
나무시계의 초침은
무게에 짓눌린 비만으로 인해
돌아가기를 바라면서
자신도 헤아리지 못하는 앞날을
순한 바람결에
둘둘 말아 넣고 있습니다.
공간을 잡아당긴
빗나간 그림자 위에는
잿빛 풍경들 갈길 몰라 방향 잃고
회색에서 연록으로 변해버린
마침내 다가선 황홀경은
산 너울 속에서
너울너울 춤을 춥니다.
<이봉호 게이더스버그,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