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여성 존재의 감사
2016-10-28 (금) 05:39:14
제니퍼 유
남아선호사상이 팽배한 한국에서 자라면서 나는 여자로 태어난 것에 불만을 느꼈었다. 남자들과 항상 비교되며, 남자라서 주어지는 특권, 여자라서 대접받지 못하는 한국 문화에 마음 아파했다.
하지만 미국에 이민 오면서 미국의 “lady first”(여성 존중) 문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한국과 반대로 여자이기에 더욱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여전히 남성우선 문화를 유지하고 있었다. 남자들은 부엌에도 들어가면 안되고, 요리하는 것도 배우면 안되고, 여자들이 차려주는 밥상에 가만 앉아있는 것이 당연시되는 문화를 나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남자 아이 둘을 키우면서도 나는 엄마와 가족들의 남성우선 문화 때문에 다툼이 잦았었다. 이제는 미국에 사신 지 이십년 넘은 엄마도 조금씩 사고방식이 미국화되신 것 같다.
나도 요즘은 여자의 역할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몸소 체험하고 있다. 남편은 내가 집에 없으면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수 없다고 한다. 어디 갈 때도 같이 동행하길 원하고 리빙룸에 앉아 TV를 보면서도 내가 옆에 앉아 있어주길 원한다. 직장에 다니는 다 큰 아들들도 내가 해주는 격려와 칭찬에 자신감이 높아진다고 하니 아내로서 엄마로서 행복하다. 또 잦은 안부전화나 작은 선물을 해드리며 오손도손 부모님의 마음을 살피는 딸의 역할도 잘 해내고 있다.
이처럼 가정의 안정과 화목에 큰 영향을 주는 여성의 역할이 사회에도 간접 파급된다. 집에서 불화가 생기면 남편의 직장 생활도 즐겁지 않을 것이며, 일의 능률도 저하될 것이다. 그리고 불안한 가정 속에 자란 아이들도 나쁜 영향을 받을 것이고, 부모 또한 외속된 삶을 누릴 것이다. 재작년 미국 풋볼 49ers의 코치가 인터뷰 중 “Happy Wife, Happy Life” - 행복한 아내, 행복한 삶이라고 말해 큰 호감을 샀던 일이 있다. 그의 말에 전적 공감된다. 나이들면서 여자로 태어난 것에 감사함이 커지고 있다.
<제니퍼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