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위안부 기림비, 한중 융합작품 만들자
2016-10-18 (화) 05:45:00
이광희 기자
"글렌데일의 소녀상과는 달리 SF위안부 기림비는 코리안과 차이니스 커뮤니티가 공동으로 추진하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SF위안부 기림비 건립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에릭 마 SF시의원이 지난 15일 SF차이나타운 도서관에서 개최된 위안부 기림비 디자인 후보작 전시회에서 강조한 말이다.
그렇다. 이번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건립은 일본에 의해 위안부 피해를 입은 동질감을 갖고 있는 한인과 차이니스 커뮤니티가 공동으로 힘을 합쳐 건립하는 것이기에 의미 또한 여느 일과는 다르다. 그런데 이번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어쩌면(?)이라는 가상의 걱정과 우려가 뇌리를 스쳐갔다.
자칫 출품작 선정과정에서 양 커뮤니티가 노력해 온 공동협력의 가치가 손상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드는 것이다.
이번 출품작에는 북가주 한인과 차이니스뿐 아니라 한국이나 중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및 필리피노 등 다양한 지역의 예술가들이 36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이를 관장하는 SF위안부정의연대(CWJC)는 이중, 3개의 작품을 골라 그들을 상대로 한 달간 좀 더 수정 보완해서 완성품을 제출토록 한 뒤 이후 3개의 작품 중에서 최종 한 작품을 선택, SF세인트 메리 스퀘어에 세울 예정이다.
하지만 SF위안부 기림비 출품작들을 보면서 한인과 차이니스 커뮤니티 예술가들의 인식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만약 차이니스 예술가의 작품이 선택된다면 한인들의 정서와 다소 달라 불만의 소리가 나올 수 있으며 한인 예술가의 작품이 선택되어도 차이니스 커뮤니티 역시 마찬가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해법은 있고 간단하다. 그 해법은 예술가들이 자기작품 내려놓기를 하면 된다. 꼭 자신의 단독작품이 선정되어 위안부 기림비로 세워져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는다면 갈등은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작품이 다른 예술가의 작품과 혼합되어 새로운 작품으로 재생산되어 만들어져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말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이를 주관하고 있는 SF위안부정의연대의 노력이 필요하다. 좋고 훌륭한 작품이지만 취지에 맞도록 일부 수정해 나가자고 예술가들을 설득시켜야 할 것이다.
만약 한인과 차이니스의 작품을 융합해서 창조적 작품을 선보인다면 두 커뮤니티간 연대와 협력의 끈끈한 연결고리는 더욱 강해질 것이며 더 의미 있는 공동작업의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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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