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음식은 사랑입니다

2016-10-11 (화) 06:15:26 케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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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맛은 고향을 떠올리는 추억이자 사랑을 전해주는 그 무엇인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자녀들이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한국 음식을 잘 먹는 것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특히 대학 간 아들 딸을 위해 김치, 갈비, 된장국, 김치찌개, 나물 등 한국 음식을 만들어 냉동시켰다가 쌓아가지고 가는 엄마들의 모습은 아련한 우리 어머님들의 사랑과 같습니다.

서울에서 자취하는 세 아들들을 위해 저희 시어머님도 시골 경상남도 단성에서 전날부터 밤새워 아들들이 좋아하는 김치, 고기 부침, 장떡, 불고기를 만드셔서 보자기에 바리바리 싸가지고 새벽기차로 서울에 올라 오셨답니다. 아들들이 맛나게 먹을 모습을 생각하느라 힘이 들지 않으셨답니다.

그렇게 도착한 아들들의 자취집에 음식을 쫙 펼쳐놓고 아들들이 신나게 먹는 모습을 보시고는 항상 기쁘셨답니다. 그러나 항상 이렇게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으신 어머님을 위해 아들들은 이제 음식은 해오시지 말라고 말씀드렸지만 어머님은 항상 아들들을 조금이라도 더 해 주시고 싶은 마음이었답니다.


어느날 어머님가 여전히 밤새워서 준비해 오신 음식을 상에 가득 펼쳐 놓자 아들 중 한명이 “어머님께서 이렇게 고생을 하시면서 해 오시는 음식을 저희가 어떻게 먹을 수 있겠습니까, 이제는 안먹겠습니다.

지금은 마음이 아프지만, 내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머님께서 또 해 오실 걸 알고 있기에 버립니다”라며 그 많은 음식들을 싹 쓰레기통에 버렸답니다. 그 이후로 어머님도 그렇게까지 많은 음식을 해 오시진 않으셨다고 합니다.

음식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의 표현으로 느껴집니다. “내가 너에게 밥을 사주는 이유는 내가 너보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너와의 관계를 소중히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상대를 챙겨주는, 상대를 생각해 주는 마음의 표현입니다. 서로 음식을 나누면서 따뜻한 인간적인 정이 두터워지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 가족들과 같이 음식을 만들고, 먹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울 때 그것이 바로 최고의 행복이며 우리 모두가 바라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케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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