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관광객들 때문에 살 수가 없어요”

2016-10-03 (월) 07:04:43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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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롬바트 꽃길 주민들 교통체증에 몸살

▶ 여름 관광철 하루에만 6천명 방문

”관광객들 때문에 살 수가 없어요”
SF관광객 2010년 1,800만명서 600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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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관광 명소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일명 '롬바트 스트릿 꽃길'<사진>이 늘어난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주민들이 몸살을 앓자 시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롬바트 꽃길은 전망이 아름다운 구불구불한 27도의 급경사로 이루어져 '세계에서 가장 구불구불한 언덕길'로 불리우는 곳이다. 여름에는 양 길 옆 화단에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 있어 한인들 사이에서는 '롬바트 꽃길'로 불리우기도 한다. 이 길은 특색 있는 모습과 주변을 내려다 보는 아름다운 경관때문에 사시사철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고, 특히 여름 관광철에는 하루에만 6,000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이때문에 주민들은 "우리 동네가 무슨 놀이동산이냐"며 낮밤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관광객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주민들이 다니는 도로는 관광객과 관광 온 차량에 의해 점거당하고 있다는 것.

이에 시 교통국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3일 관계자는 통행료 징수, 예약제, 주차 단속 강화 및 관광객들에게 개인 차량 이용 대신 케이블카나 한줄로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도보 싱글레인' 구축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에 20년을 살았다는 그랙 브룩데지씨는 "수백명은 길 위쪽에, 수백명은 길 밑에 방향에, 또 수백명은 길을 걷고 있다"며 "사람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차들이 꽃길 주변에 임시 주차를 해 도로를 막거나 600푸트 길이의 롬바트 길을 내려가기 위해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는 등 심각한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있다. 교통국 관계자는 관광철에는 3블록에 걸쳐 차량행렬이 늘어서 있다며 주민들이 집에 들어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관광 차량들 때문에 집에 들어가는 데 2시간이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당국은 "1922년 지어진 이 길은 처음부터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닌 당시 차량 기술로는 27도의 경사를 차들이 올라 올 수 없기 때문에 구불구불하게 만들었던 것"이라며 "30년 전부터 이길 옆으로 화단이 조상되고 장미 등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하면서 관광객들이 몰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거기에 케이블카가 지나가고 주변 경광이 아름답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관광객이 크게 증가한 것도 롬바트 길의 혼잡에 한몫을 하고 있다.

2010년 SF를 찾은 관광객은 1,800만명이었지만 2015년에는 무려 600만명이 증가한 2,40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 주민들은 늘어난 관광객들로 인해 쓰레기도 넘쳐나고 꽃을 꺾는 사람들 때문에 이 길이 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롬바트에서 20년을 살고 있다는 짐 힉크맨씨는 "많은 관광객들을 조율하고 규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나도 다른 지역으로 놀러가면 관광객이지만 그렇다고 이곳이 에펠탑도, 유니온스케어도, 금문교도 아닌 주택지역이다"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 왔다는 관광객 소피 아녹스씨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고 적당한 통행료를 낸다고 해도 지나가고 싶은 길"이라면서도 "엄청난 교통체증과 관광객들로 인한 소음 등 불편 때문에 살고 싶지는 않다"고 잘라 말했다. 시는 조만간 해결 방안을 연구해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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