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비교는 불행의 시작

2016-08-12 (금) 07:03:49 제니퍼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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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전화를 걸어온 친구는 머뭇거리며 “부부 상담 카운셀러인 너에게 상담하려면 얼마나 내야 해?”라고 물었다. 나는 심각한 상황은 더 많이 내야 한다며 농담했다.

친구는 일이 바빠진 남편이 몇일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아 혼자서 아이들을 키워 힘들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어쩌다 집에 들어와도 편히 쉬려고만 드는 남편과 사이가 벌어졌다며 이혼을 생각중이라 했다.

친구는 “우리 아빠는 엄마가 원하는 건 다 들어 주고 자식을 최고로 여겼는데… 남편이 우리 아빠 반만 닮았다면 좋았을 텐데. 너네 남편은 아침마다 커피 만들어 주고 직장에 매일 너를 데려다주는데 우리 남편은 아침에 물도 한잔 안 줘!”라며 속상함을 늘어놓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카운셀러로서 너의 부부 생활에 도움되게 솔직하게 말해 주기를 원하니, 아니면 친구로서 너의 편이 되어 주기를 바라니?”라고 물어봤다. 친구는 되도록이면 이혼을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나는 “나도 너처럼 시도 때도 없이 부부싸움 해. 근데 부부싸움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되는 거니까 그걸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어. 하지만 비교는 불행의 시작이야”라고 말했다.

정신분석학에 의하면 결혼상대자를 구할 때 남자는 엄마와 비슷한 여자를, 여자는 아빠와 비슷한 남자를 고른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생활관에 익숙해져서 결혼 상대를 구할 때도 부모의 성격을 닮은 결혼상대를 고르는 것이 잠재의식에 내재해 있다. 반대로 부모에게 좋은 감정이 없는 경우에는 반대 성격이나 반대 속성을 가진 상대를 찾으려고 든다. 어릴 적 추억들을 결혼을 통해 다시 재생하려 한다.

어떤 아내들은 남편이 로맨틱하지 않다고, 어떤 남편들은 아내가 애교가 없다고, 어떤 부모들은 자식들이 다른 집 얘들보다 공부를 못한다고 말하며 상대편 마음을 상하게 한다. 가정의 불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남과 비교할 때 나보다 더 형편이 못한 가정과는 비교를 하지 않는다. 비교하기 시작하면 불만이 쌓이게 된다. 나보다 못한 가정과 비교를 하면 아마 내가 가진 모든 것에 감사를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비교를 향상의 도구로 쓴다면 좋은 결과를 낳겠지만 불행의 도구로 쓴다면 비극을 낳을 것이다.

행복을 유지하는 삶의 철학은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내 남편도, 자식도, 가족도 내 건강도 나 자신도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보물이니까 귀중하게 여겨야 한다.

<제니퍼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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