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해선 칼럼] 모기는 모기로

2016-08-09 (화) 05:36:44 신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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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제대로 옮긴 표현인지 모르겠다면 무슨말인지는 알만하다. 그래서 ‘모기에는 모기’ 라고 한번 써본다. 왜하필 모기? 요즘 올림픽까지 위태하게 만드는 모기가 전세계 관심사이자 사활도 담긴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문이야기, 돌직구.’ 라는 프로그램을 한국TV에서 자주본다. 신문을 읽는 진행자가 각분야 전문가 몇 명을 초대하여 그날 그날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도하면서 분석과 해석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Zika 이야기도 나왔지만 요즘은 ‘사드’ 가 단연 화제의 초점이다.


사드 대화의 방향은 중국이라는 대국이 조잡스레 작은 이웃나라의 정책이 자국에 거슬린다는 이유로 국가적 차원에서 아주 치사한 방법으로 이웃을 괴롭힌다는 사실을 도마위에 올려놓고 있다. 그러나 자국 국가 이익을 위한다면 치사하긴 미국도 그렇고 우리 대한민국도 만만치않다. 다만 국가간 다른게 있다면 사건을 보도하는 각나라의 미디아다.

브라질 정부는 올림픽 선수촌에 콘돔 45만개를 이미 배부하였다고 한다. 남자용 35만개 여자용 10만개. 물론 무료배부이고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더 준다는 소식이다. 이게 다 모기 때문이다.

모기와 콘돔?별로 멋지게 어울리는 섹시한 콤비는 아니다. 그렇지만 Zika균을 콘돔이 막아준다니 올림픽 주최 국가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게 아닌가 한다. 그러나 더 흥미있는 이야기는 GMO 모기다. 즉 유전자를 조작해서 탄생시키는 모기다. 미국정부는 이들을 풀로리다주에 방출한다는 계획을 허가 했다는 소식이다. 11월에 주민투표가 있단다.

GMO 로 어쩌자는건지 자세히는 모르겠다만 만약 BBC 기록영화팀이 이를 촬영한다면 아마도 흥미있는 장면들을 우리는 보게 될 것이다.

촬영팀 A.

베테랑 지미가 이끄는 이팀은 자이언트 확대렌즈를 부착한 특별 카메라로 GMO 모기를 따라 1년간 풀로리다주 해안을 지키고 있다. 모기가 비둘기 정도로 확대되어 시야에 들어온다. GMO 와 자연산 모기가 어울리면서 펼처지는 로맨스의 결과로 제2세 모기들이 탄생한다.

그런데 모기들의 머리가 말이 아니다. 모기 머리보다도 훨씬 작아 보이지가 않을 정도다. 그러니 그머리속에 모기만큼의 지능도 없으니 모기 생활조차 할수가 없다. 결국 태어나서 아무것도 하는일 없이 자연의 먹이사슬속에 휩싸이고 만다. 촬영팀 B.


미녀 헬렌이 이끄는 팀이다. 이들의 발견은 전혀 다르다. 로맨스와 배란까지는 같았지만 2세들의 탄생이 완전 차단이다. 모기알 이상의 진전이 없다. 결국 모기 새끼들은 이좋은 세상구경 한번도 못해보고 알속에 파묻혀 개구리나 다른 벌레들의 먹이로 사라진다. 반면 새들의 먹이가 줄어든다. 먹이사슬에 구멍이 뚤린다.

제프리가 이끄는 촬영팀 C.

플로리다 파견팀 우두머리다. 40년 경력이 과연 그 진가를 발휘한다. 모기들의 비밀스런 사생활까지 속속들이 노출된다. 기막히는 장면이 있다. GMO 수컷들에 의해 태어난 많은 제2세 수컷들이 발기불능인 것을 볼 수 있다. OX513A 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GMO 수컷들 자손들은 이렇게 저렇게 모자라는 모기들을 생산하여 병균을 옮기는 모기의 대를 끊으며 아예 그씨를 말린다.

GMO 성공! 과학의 승리.

그러나 환경보호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온다. 이 세상 모든 생물들이 갖고 태어나는 존재 의미와 목적을 인위적으로 파괴한다는 이유다. 그분의 분노를 초래한다는 이야기다. ‘신문 이야기, 돌직구’에서 한번 심층 토론해 볼만한 과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신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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