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서 공자는 유덕자필유언(有德者必有言)이라고 했다. 즉 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본받을 만한 훌륭한 말을 한다는 것이다.
최근 정치인이나 고위관료들의 입에서 이치에 맞지 않고 도리에 어긋나는 광담패설을 하는 것을 보면 정치인이나 고위관료들이 덕 있는 사람은 아닌 듯 하다.
대표적인 언어도단은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내뱉은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됩니다”라는 말이다.
이 말은 지난해 상영된 영화 '내부자들'에서의 대사 장면이었는데 나 기획관이 현실화시켰다. 민중들이 졸지에 개와 돼지가 된 것이다.
지난달에는 정부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정호 센터장이 워크샵에서 '천황폐하 만세' 삼창을 했다. 또한 안양옥 신임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대학생들은) 빚이 있어야 파이팅한다"는 말을 했다가 질타를 받기도 했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녹을 받아 먹고 살아가는 정부의 고위관료가 되면 덕이 있어 본받을 만한 말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망언들은 하지 말아야 함에도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미국에서 펼쳐지는 이 같은 막말과 망언도 만만찮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사실상 공화당 후보로 결정된 도널드 트럼프가 그 장본인이다.
트럼프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이 아니고 강간범이며 마약중독자들이다"라는 말을 내뱉으며 멕시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국이 삼성과 LA제품을 미국에 팔면서 돈 한 푼도 안들이고 주한 미군을 통해 안보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한국과 관련된 거짓말도 늘어놨다.
물론 트럼프는 이런 거짓말과 막말을 통해 저조했던 지지여론을 환호로 바꾸며 결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됐다. 유권자들은 트럼프가 내뱉는 발언의 진위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하지만 트럼프의 수준 낮은 언어선택과 신중치 못한 발언 등이 계속되면서 유권자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그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유력인사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태산처럼 진중해야 할 말을 함부로 내뱉은 것에 대한 부메랑 효과일 것이다.
민중을 ‘개•돼지’ 취급을 했다가 대기 상태에 있는 나 전 기획관도 자신이 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으로 파면조치 될 예정이다. 또한 '민중은 개•돼지'라는 말은 이제 평생을 두고 나 전 기획관에게 주홍글씨가 되어 따라 다닐 것이다.
나 전 기획관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얘기한 개•돼지의 세금으로 녹봉을 받아 먹고 살아온 당신은 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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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