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북한에 고구마심기 운동 앞장 박형서 목사
▶ 5달러면 한 가정 살려낼 수 있어 ‘한민족 고구마나눔운동본부’ 설립
박형서 목사가 북한에 보낼 고구마 종순을 들어 보이고 있다.
“요셉이 7년의 흉년에 대비해 창고를 지어 만민을 살려냈듯 고구마가 굶주리는 북녘의 동족들을 살려내는 요셉의 창고가 될 것입니다.”
‘고구마 목사’로 널리 알려진 박형서 목사(60)가 LA서 열린 세계선교대회 참석 후 잠시 워싱턴을 방문했다. 캐나다 동포 출신인 박 목사는 ‘한민족 고구마 나눔 운동본부’를 설립해 2014년부터 고구마 종순 보급운동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기아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
박 목사는 “한국의 고구마 신품종인 ‘달수’를 북녘 땅에 시집보냈는데 1헥타르(1만평)에 30톤이 생산되는 등 대풍을 이뤘다”며 “수확량도 많고 맛도 좋은데다 고구마 순 20톤은 식용으로, 땅속의 넝쿨 90톤은 가축용으로도 사용하는 등 고구마의 성과에 북측 사람들도 다들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박형서 목사가 고구마 운동을 시작한 건 러시아에서 20년간 선교활동을 하다 북한의 어려운 식량 사정을 접하면서부터. 1991년 12월 소련이 해체되면서 러시아로 들어가 선교활동을 해온 그는 러시아의 경제사정이 갈수록 호전되는 걸 목격했지만 아직도 기근에 시달리는 북한의 동족들을 생각하면서 번민의 시간이 깊어졌다. 그러다 북한을 처음 방문한 후 처절한 아픔이 가슴에 파고들었다.
“저 자신도, 북한 사람들은 다 굶어죽어야 통일이 된다는 생각을 가졌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내 민족, 내 동포를 구원하지 않으면 저주받을 것이라는 마음으로 북한을 가보았습니다. 막상 북녘 땅에 가서 실상을 보니 굶는 이들은 어린이와 노인 등 노약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굶어죽는 우리 동족을 먹어야겠다는 새로운 신학을 갖게 된 겁니다.”
옥수수와 감자 등이 산성화된 북녘 땅에서 결실을 제대로 거두지 못한 걸 보고 착안한 게 전통적인 구황식품인 고구마였다.
그는 러시아에서 시험재배를 거쳐 2014년 처음으로 북한에 고구마 종순을 가져가 심었다. 비닐 덮개를 해주자 온도와 습도가 유지됐고, 잡초 고민도 덜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북한 주민들이 3-4개월 땀 흘려 키운 고구마는 잘 자라 주렁주렁 대박이 터졌다.
“원래 북의 고구마는 너무 작은데다 잘 썩는 등 보관도 어려워 고구마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뭄 속에서도 수확량이 감자나 옥수수의 10배나 되고 맛도 너무 좋아 북측 농업관계자들은 제2의 문익점 사건이라며 난리가 났습니다.”
현재 고구마는 평남과 황해남도, 나진 및 선봉, 원산 등 9개 군에서 재배되고 있다. 땅굴을 파 저장고도 만들어 주었다.
박 목사는 앞으로 북한의 9개 도 240개 군에 하나씩 고구마 밭을 만들 계획이다. 고구마를 심고 비닐 온상과 보관 창고까지 만들어주면 1헥타르 당 3천 달러가 소요된다고 한다.
“3천불이면 그 지역은 통일의 그날까지 굶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의 물맷돌처럼 기적이 일어나는 겁니다. 고구마 종순 한단이면 2,500~3,000개의 고구마를 수확할 수 있는데 이는 한 가족이 6개월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5달러이면 고구마 1단으로 북한의 동족 한 가정을 살려낼 수 있습니다.”
고구마 종순 보급운동이 북한 주민들 스스로 먹고 살게 하는 운동이라는 박 목사는 올 7월말이나 8월 초순에 다시 고구마 순을 들고 북한을 찾는다. 농장을 방문하고 평양과 원산, 개성, 금강산도 찾을 예정으로 방북단원을 모집 중이다. 또 ‘한민족 고구마 나눔 운동본부’ 회원도 모집하고 있다.
박형서 목사는 “성경을 보면 예수 믿는 정신은 배고픈 이들을 먹이는 것”이라며 “워싱턴과 미주 한인들께서 북한 가정을 살려내고 동족을 살리는데 동참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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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송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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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