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공황에 가까운 경제위기를 겪은 이후 미국 경제의 근본 구조가 바뀌고 있다. 빈부 격차가 점차 커지면서 이러한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주택시장도 예외는 아니어서, 앞으로 빈부격차가 미국 부동산 시장에 큰 암초로 작용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진단하고 있다.
서브프라임사태때 은행에서 찍어낸 엄청난 달러를 헬기위에서 마구 뿌려댄 베난키 전 연장준비위원회의장의 경기 부양책의 결과가 경제전반에 걸쳐 부익부, 빈익빈의 모습으로 곳곳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택시장에서는 부자들의 현금구매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서민들은 점차 주택구입의 여력을 잃어가고 있다. 아메리칸 드림의 첫째로 꼽는 첫 주택구입은 더욱 요원해지고 심지어 렌트조차 구하기 힘든 것이 미국의 현주소다. 최근 미국 주택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미국 역사상 이렇게까지 렌트 구하기가 힘든 시절이 없었다고 할 정도로 많은 미국인들이 렌트비로 수입의 35% 이상 심지어 50% 까지를 매달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임대주택거주자중에는 혹 주택구입에 나선다 해도 은행들의 까다로운 융자조건과 더불어 다운페이 부족으로 주택구입에 실패하고 다시 임대주택으로 돌아가는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다.
또 주택시장이 많이 회복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일부 깡통주택들이 추가로 정리되면 이들의 대부분은 임대주택으로 옮겨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임대주택의 부족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주택시장붕괴 후 임대주택들의 수요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렌트비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그동안 증권시장이나 기타 금융상품 쪽에 몰려있던 투자자금들이 수익율이 높은 임대주택구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일반주택에서 임대용주택으로의 전환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50만달러 미만대의 주택시장에서는 이제 막 처음으로 주택구입을 하고자하는 첫 주택구입바이어들과 구입경쟁이 심화돼 첫 주택구입자들의 주택시장진입을 막고 있는 현상이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이렇게 투자자들이 구입한 주택의 대다수는 임대주택으로 돌려져 지기 때문에 현재도 부족한 주택물량공급의 숨통을 더욱 조이는 꼴이 되고 있다. 또 주택시장 붕괴 전에는 살고 있는 주택을 판 후에 좀 더 큰 주택으로 옮겨가는, 소위 s스텝업 바이어들이 많았지만 현 주택시장은 물량부족으로 인해 집을 팔아도 마땅히 옮겨갈 집이 없어서 그냥 현재 주택에서 계속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앞으로 주택시장의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진정한 주택시장의 회복은 첫 주택구입자들의 중저가 주택구입이 늘면서 기존 주택을 매매한 셀러들이 더 높은 가격대의 주택시장으로 옮겨가는 ‘무브 업’ 마켓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거꾸로 베이비부머들이 큰 주택에서 작은 주택으로, 또 주택을 잃은 오너들은 소유에서 임대로 소위 ‘무브 다운’ 마켓이 늘고 있다.
현 주택시장에서 주택구입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을 꼽아보자면 중저가 주택물량의 절대부족, 은행들의 엄격한 융자조건, 밀레니얼 세대들의 대학학비 융자상환, 저임금등으로 인한 첫 주택 바이어들의 주택시장 진입의 어려움을 꼽을 수 있다.
곳곳에서 주택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지만,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그림의 떡 이라는 것이 현재 주택시장의 암담한 현실이다. 마치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일정 부분의 사람들에게나 주택 구입이 가능한, 비정상적인 시장이 점차 주택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근 도날드 트럼프 같은 과격 발언주의자의 발언에 미국 국민들이 귀를 기울이는 이유도 없고 소외된자들이 하고 세상을 향해 하고 싶었던 분풀이성 발언을 그가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도 부익부, 빈익빈의 폐단이 더욱 사회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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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