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영화의 ‘고전’으로 불리는 ‘엑소시스트’를 만든 윌리엄 프리드킨(80) 감독이 최근 바티칸에서 진행된 실제 구마 의식에 초청돼 구마 장면을 목격했다고 털어놓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칸 영화제에 참석 중인 프리드킨 감독은 19일 “이달 초 바티칸에서 실제 구마 의식을 찍을 기회가 있었다”며 “바티칸 구마사의 초청을 받아 지금까지 거의 아무도 보지 못한, 또한 사진으로 담은 적이 거의 없는 실제 구마 장면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미국 출신의 프리드킨 감독은 영화제 경쟁 부문에 출품된 장편 영화 ‘바칼로레아’를 들고 칸을 찾았다.
그는 바티칸에서 벌어진 실제 구마 의식이 자신이 영화 ‘엑소시스트’에서 묘사한 장면과 흡사해 전율했다고 고백했다.
프리드킨 감독의 1973년작인 ‘엑소시스트’는 열 두 살 어린 소녀의 몸에 악령이 깃든 뒤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 영화로, 지금까지도 공포 영화의 진수로 꼽히는 작품이다.
그는 “정말 너무 놀랐다”며 “이런 광경을 보고 난 뒤 내가 전과 똑같은 사람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을 의식한 듯 “나는 지금 광신적 사이비 종교집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니고, 교황청에서 있었던 구마 의식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청은 그러나 프리드킨 감독의 이런 발언에 대해 아무런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프리드킨 감독은 또 윌리엄 피터 블래티의 인기 소설을 바탕으로 한 ‘엑소시스트’는 12살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작가가 실제 참고한 사례는 14살 소년에 대한 구마 의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소년이 진짜로 악령에 홀렸었다고 믿고 있다”며 “소년에 대한 구마 의식에 참여했던 신부뿐 아니라 이 일이 벌어진 미국 병원의 의사, 간호사 등의 일기 등 관련 자료를 읽어본 결과 악령에 들렸다고 말하는 것 외에 다른 설명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