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아시아문화전당서 ‘아시아 실험영화 국제 네트웍 포럼: Galaxy 67’개최
일본 최초의 장편실험영화인 아다치 마사오의 1967년작 ‘은하계’가 복원 후 세계 최초로 국내에 공개된다.
5월14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 극장 2에서 열리는 ‘아시아 실험영화 국제 네트워크 포럼: Galaxy 67’를 통해서다. 세계적인 영화기관들이 참석하는 실험영화국제포럼으로 광주에서 처음으로 개최된다.
‘아시아 실험영화 국제 네트웍 포럼: Galaxy 67’은 ‘재귀적 시네마’‘퓨처 시네마’ ‘은하계 1967-2016’이라는 세 개의 주제를 가지고 발제, 토론, 상영, 대담, 공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첫 번째 주제인 ‘재귀적 시네마’는 영화예술에서 실험영화의 위치와 중요성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으로 하버드 필름 아카이브의 디렉터인 헤이든 게스트와 앤솔로지 필름 아카이브의 수석 아키비스트 존 클락스만의 발제와 토론, 상영이 이루어진다.
영화를 예술장르로서 연구하고 보존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하버드 필름 아카이브는 실험영화를 중심에 놓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하버드 필름 아카이브’가 설립당시부터 수십 년 동안 보존한 애니메이션과 실험영화를 소개할 예정이며 예술계 거장 윌리엄 켄트리지가 영향을 받은 캐롤라인 리프의 작품 등을 상영한다.
앤솔로지 필름 아카이브는 실험영화의 대부로 알려진 요나스 메카스가 1970년에 설립한 기관으로 3만점 이상의 실험영화들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실험영화 아카이브이다. 백남준, 앤디 워홀, 마이클 스노, 토니 콘래드 등 세계의 많은 영상작가들이 영감을 받고 거쳐 간 곳으로 유명하다.
두 번째 주제인 ‘퓨처 시네마’는 급변하는 미디어 시대에서 미래영화로서 실험영화가 지니는 가능성에 대해 발표한다. 토론자는 아시아의 융복합 미디어 예술의 선두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홍콩시립대 크리에이티브 미디어학부의 부학장인 입육유(Ip Yuk Yiu)와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줄리안 로스, 중앙대학교 영화학과 김지훈 교수다.
마지막으로 ‘아시아의 실험영화’ 아카이브의 첫 복원작인 아다치 마사오의 ‘은하계(Galaxy)’를 세계 최초로 상영한다. ACC는 2014년 하반기부터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주요 실험영화 작품들의 수집과 복원에 대한 작업들을 담고 있다.
이날 소설가 김태용과 박솔뫼, 영화평론가 유운성, 큐레이터 히라사와 고가 아다치 마사오의 작품들에 대해 얘기하고 실험영화 감독인 이행준과 노이즈 뮤지션 홍철기의 필름 퍼포먼스도 진행될 예정이다.
아다치 마사오는 1939년 후쿠오카 출생으로 일본 대학 내 영화운동의 시초로 알려진 니혼대학 영화연구회 수장으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정치사회적 문제를 작품과 삶에 직결시키면서 세계 영화인들에게 존경받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뉴욕 근현대미술관, 영국 테이트모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하버드필름 아카이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등의 특별전을 비롯해 각국에서 상영되고 있다.
1967년 제작된 ‘은하계’는 주인공이 죽음을 상상한 가운데 자신의 분신들을 만나면서 존재를 탈피해가는 과정을 묘사한 작품으로 초현실주의 영화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일본 최초의 언더그라운드 영화전용관인 ‘언더그라운드 전갈자리’ 개관 작품으로 개봉, 일본 최초의 장편실험영화로 기록돼 있다.
필름손상과 감독의 개인소장으로 인해 각국에 비디오로만 소개되어 왔던 ‘은하계’는 6개월 동안 아다치 마사오 감독의 직접 검수 하에 원본 필름의 복원작업이 이뤄졌으며 복원된 필름은 전 세계에서 ACC만이 유일하게 영구소장한다.
아다치 마사오의 대표 작품들과 자료들은 라이브러리파크 블랙박스 1관, 2관에서 한 달 동안 상영, 전시된다. 전 행사 무료로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ACC홈페이지(http://www.acc.g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