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일 뜻하지 않은 초대를 받았다. 가시적이지 않던 뉴잉글랜드 한인회의 한인역사와 1만4,235일이란 세월 속에 비밀히 숨겨져 있던 흘러간 사연들이 맺힌 우리 동포사회의 웃음과 눈물의 희로애락이 신기루처럼 우리 눈앞에 나타나는 동기가 유발되었다.
모든 일은 때의 지배를 받는다. 보이는 것은 시간과 절기로 계산이 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때의 한계를 넘어 영원으로 밖에는 볼 수도 계산할 수도 없다. 김경원 회장의 뜻으로 뉴잉글랜드 한인회 역사보존이라는 큰일을 추진토록 부탁을 받았다.
전무한 한인회 기록 부재로 인한 전통성 부재, 자료빈곤, 한인동포사회의 역사의식 공감대 결핍, 한국인의 정체성, 애국심 결핍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오직 사명감과 소신 하나로 지켜온 역대 한인회 회장 및 임원들의 헌신적인 노고를 치하한다. 이 사명감과 소명의식이 길이길이 꺼지지 않는 동포사회의 횃불이 되어 꺼지지 않고 타기를 바란다.
앞으로 선 보이려는 뉴잉글랜드 한인회 역사보존은 내용상의 완벽함을 기하기보다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세대가 최선을 다 했다는 점 등을 증명하고 싶으며 그 의의가 자못 크다고 할 것이다.
내용상 자료수집의 부족으로 미비한 부분은 후세들에 의해 계속 보완 정정되어 정확한 역사의 고증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1903년 하와이로부터 시작된 한인의 이민역사 백년을 지나 지금까지 이민의 물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왜 수많은 한인들이 미국 땅에 와서 살아야만 하나? 어떻게 그간 이 땅에서 생존경쟁에서 낙오되지 않고 살아 왔으며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고 싶은 심정이고 반추해 볼 계기를 맞은 것이다.
미국은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이며 기회의 나라이다. 세계 150여 도처에서 각양각색의 인종들이 대서양, 태평양을 건너 기회의 나라, 자유의 나라인 미국 땅을 찾아 왔으며 많은 이민자들이 종교적,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무대인 미국을 새로운 조국으로 선택해 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한인들은 조국의 만성병 문화를 답습하지 말고 새로운 민족개조의 한인사회를 만들려고 힘을 합쳐 아메리칸드림으로 더 나은 삶, 더 나은 미래를 이루려는 간절한 소망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우리들의 이민 목적이 오직 자신의 입신양면과 가족들만이 잘 살기 위함이 아니라 미주 우리 동포사회의 큰 희망과 발전, 더 나가 조국의 국위선양과 애국심의 함양, 우리들에게 겨레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교훈으로 이 땅에서 미래를 살아갈 후손들에게 남겨주어야 할 값진 유산이 될 것으로 그 뜻이 크다고 느껴진다.
맑은 샘 줄기가 용솟아 거친 이 땅에 흘러 적실 때 기름진 푸른 벌판의 옥토가 눈앞에 활짝 트인다. 새 하늘 새 땅에 꺼지지 않는 동포의 횃불이 되어 타기를 바란다. 이 큰 뜻에 동참하여 한인회 역사보존에 잘못된 역사를 정정하여 사실만 정확하게 기록으로 남기기를 기대하며 동포사회의 성원과 협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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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전 뉴잉글랜드 한인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