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또렷한 아버지의 목소리로 “막내야 나다” 그리곤 끊겼다.
아버지, 아버지를 외쳤지만 이미 끊어진 수화기 속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울음이 가슴에 차올라 엉엉 울다 잠에서 깼다.
아! 꿈이었구나. 눈물은 계속 흐르고 나도 모르게 엉엉소리 내어 한참을 울었다.
그렇게 듣고 싶었던 아버지의 음성이었다.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에 맞추느라 아버지를 잠시 잊고 있었다. 서운하셨는지 꿈속에 나타나 짧은 한마디 하시고 사라지셨다.
아직도 아버지의 까칠하던 턱수염의 느낌과 아버지의 술냄새를 느낄 수 있다. 이렇게세월이 많이 흐른 뒤에야 그술 냄새와 땀 냄새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자식을 위한 아버지의 사랑은 끝없는 무조건적 사랑.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이다.
내가 젊음에서 한 걸음 한걸음 멀어질 때마다 깨닫게되는 아버지와의 날들이 가슴속 깊은 울림이 되어 먼 곳에 계셔도 가르쳐 주시고, 반성하게 하신다. 아직도 한국에 전화하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물끄러미 수화기를 바라본다.
예전에 살던 집으로 편지 부치면 잘 받았노라고 전화주실 것 같아 사진 속 아버지께 무언의 대화를 해본다.
창밖을 바라보다 밤새 소리없이 촉촉한 봄비가 내린 걸 알았다. 아버지의 눈물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