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대1,027의 교환”

2016-03-23 (수) 08:41:12 김창만(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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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7의 교환.' 이것은 한화와 미화의 환율 표시가 아니다. 이스라엘 군인 1명과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리스트 포로 1,027명과 교환 비율이다. 지난 2월 초 이스라엘 성지 순례 중 히브리 대학 교수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2006년 6월이다. 이스라엘 군인 샬리트 상병은 가자지구 남쪽 이스라엘 군 초소에서 경계 근무 중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납치당했다. 샬리트 상병을 구출하기 위해 이스라엘군 수색대는 대대적인 수색 작전을 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 어디 엔가에 있을 샬리트 상병의 소재를 알아 내지 못했다.

나중에야 알려진 사실이지만, 하마스는 샬리트 상병을 깊은 지하 요새에 은밀히 숨겨 놓고 이스라엘 측의 마음을 일부로 초조하게 만들었다. 수년이 지난 어느 날 하마스는 날짜가 보이는 신문을 읽고 있는 샬리트 상병의 모습을 외부에 전격 공개했다. 그를 돌려보내는 조건으로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리스트를 전원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이때부터 양측의 밀고 당기는 협상이 지루하게 지속되었다. 어느 한 쪽이 먼저 지쳐나가 넘어지기만을 기대하는 듯 긴 시간을 두고 팽팽하게 맞섰지만 진전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의 비상식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통보하고 협상은 결렬되었다.

2011년 연말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감옥에 있는 1,027명의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리스트와 샬리트 상병을 맞바꾸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샬리트 상병이 귀국하는 날이 도래했다. 이스라엘 국민은 귀국환영 현수막을 거리마다 내 걸고, 거리에 쏟아져 나와 춤을 추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수상은 직접 군 공항에 달려가서 샬리트 상병의 귀국 경례를 받았다. 평범한 이스라엘 사병 한 사람을 1,027명의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리스트와 맞바꾸는 광경을 목격한 이스라엘 국민의 자존심은 광활한 유다 광야를 적시며 흘러가는 시원의 요단강처럼 자랑스러웠다.

예루살렘과 텔아비브는 이스라엘을 이끌고 가는 핵심 도시다. 두 ‘봄의 의미‘란 뜻을 가진 텔아비브의 분위기는 현대적이다. 젊고 자유롭고 활기차다. 세계에 흩어져 살던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귀국한 후 봄의 노래를 부르며 탄생한 도시가 텔아비브다. 텔아비브에선 종교 냄새가 나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자립심은 놀랍다. 1948년 독립이후 7번이나 아랍 연합군과 치열한 전쟁을 치렀고,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자국 국민 한 사람의 가치가 적군 1,027명과 맞먹는다는 높은 자존감을 가졌다. 세계를 놀라게 하는 이 자립심은 어디서 나오는가. 토라와 탈무드이다. 이스라엘은 토라와 탈무드를 통하여 세계 일등국가가 되었다. 랍비 조나단 삭스는 말했다. “자유인은 토라로 알아듣고, 노예는 채찍으로 알아듣는다.“ 당신이 리더라면 이 말을 잊지 말라.

<김창만(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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