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다가 옥사한 독립운동가이자 개신교 순교자인 주기철(1897~1944) 목사의 삶을 다룬 영화가 개봉한다.
KBS에 따르면, 조 목사의 삶과 사상을 담은 ‘일사각오(一死覺悟)’가 다음달 17일 CGV에서 공개된다. 지난해 KBS 성탄절 특집으로 방송돼 1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일사각오 주기철’을 극장용으로 다시 만든 것이다.
러닝타임 115분 중 방송에서 선보인 부분은 20~30여분이며, 드라마적 요소를 덧대 팩션 드라마로 완성했다.
연출자인 권혁만 KBS PD는 “주 목사가 지킨 신념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조명하고 특히 종교를 떠나 신사참배 저항운동이 민족운동사에서 갖는 큰 의미를 조명하는 데 각별한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KBS 고대영 사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한 유족 및 개신교 관계자들에게 “주기철 목사는 우리 사회가 본받아야할 사람”이라며 “주기철 목사의 숭고한 삶을 담은 이 영화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줬으면 한다. ‘울지마 톤즈’처럼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을 밝힐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기철은 경남 창원에서 출생했다. 1916년 오산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의 연희전문학교 상과에 진학했으나 건강이 악화돼 학업을 중단하고 귀향해 교회의 집사로 신앙생활을 했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독립만세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듬해 12월에는 경상남도 창원 웅천청년운동단의 대표로 조선청년연합회 창립총회에 참석했고 의사(議事)로 선출되기도 했다. 1936년 장로교의 본산으로 불리던 평양 산정현교회의 목사로 부임했다.
1938년 2월, 조선총독부가 기독교에 대한 지도 대책을 수립, 신사참배를 강요하고 그해 9월 전국 장로회 총회가 이에 굴복하자 ‘일사각오’라는 제목의 설교를 하고 신사참배 거부를 교도들에게 호소했다.
이 일로 일경에 체포돼 가혹한 고문과 감시를 받았으나 가석방된 후에도 뜻을 굽히지 않고 설교를 계속해 1940년 7월 불경죄 및 치안유지법 위반 등의 죄목으로 또다시 체포됐다. 옥고를 치르다 1944년 4월21일 순국했다.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