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루과이서 14개국 긴급 보건장관회의…브라질 “중남미 전방위 협력” 호소
▶ 아르헨티나·멕시코 등지서 환자 속출…미국, 내주에 브라질과 백신 개발 논의
중남미 각국이 신생아에게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 확산 저지를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브라질, 콜롬비아를 비롯한 중남미 14개국은 3일(현지시간)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긴급 보건장관 회의를 열고 지카바이러스 확산 저지를 위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지카 바이러스 공포의 진원지인 브라질은 중남미 국가의 전방위적 협력을 호소했다.
마르셀로 카스트루 브라질 보건장관은 "중남미 각국이 정보를 교환하고 협의를 통해 이번 전염병을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조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보건 당국과 질병 전문가들이 오는 11일 브라질을 방문해 백신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각국은 지카 바이러스 확산 지역 가운데 유독 브라질에서만 소두증 영아가 다수 출생한 원인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미주지역본부(PAHO)는 지카 바이러스의 미주지역 확산 저지에 85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카리사 에티에네 PAHO 이사는 "현재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을 가동하고 있으며 회원국들이 지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것을 적절히 도우려면 850만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티에네 이사는 "훈증 소독은 모기를 박멸하는데 효과가 제한적"이라면서 "모기 성충 박멸에는 효과가 있지만, 유충에는 별다른 소득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텍사스에서 성관계에 의한 전염 사례가 확인됨으로써 이번 사태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며 "오늘 회의에서는 성관계에 의한 전염 의제가 논의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공식보고서를 보고 더 자세히 연구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남미국가연합,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 등 14개 중남미 지역 국제기구 회원국 보건장관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WHO를 필두로 한 범 국제적인 확산 저지 노력에도 중남미 지역에서는 지카 바이러스 확진자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2번째 확진자가 보고됐다. 새로 보고된 확진자는 68세 남성으로 최근 베네수엘라 마르가리타 섬을 방문한 뒤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헨티나 보건 당국은 지난주에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사는 23세 콜롬비아 여성이 지카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여성은 콜롬비아에 체류할 당시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1월 3명에 그쳤던 멕시코에서도 지카 바이러스 확진자가 37명으로 늘었다.
확진자 가운데 임신부는 없으며, 최소 18명은 멕시코에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확진자 중 대부분이 멕시코 치아파스 주 남부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보건 당국은 긴소매 옷 착용 등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방법을 소개하는 라디오와 TV 캠페인 광고를 시작했다. 캠페인 광고는 3월까지 지속된다.
프랑스는 카리브 해에 있는 프랑스령 마르티니크와 기아나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의료 장비와 의료진을 급파하기도 했다.
두 지역에서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2천500명의 의심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 중 100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중에는 20명의 임신부가 포함됐으며 2명은 전신마비 증상을 유발하는 길랭-바레 증후군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카리브해 프랑스령으로 일부 확진 사례가 보고된 과들루프와 세인트 마틴에 거주하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9명이 올해 프랑스에 입국했지만, 프랑스 보건 당국은 프랑스 내에서의 확산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