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해선 칼럼]美

2016-01-12 (화) 04: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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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니까 기분 좋게 美 에 대해서 한번 써보고싶다. 美는 우리 생활을 즐겁게 만드는 요소 중의 하나이니까.

美化作業.

이름 그대로 아름답게 만드는 작업이다.


아마 일 년도 넘은 것 같다. 산타 클라라 시의 엘 카미노 리얼과 로렌스 익스프레스 구름다리가 교차하는 지역의 美化作業이 시작되었다. 대부분 미국 공사장 현장을 보면 그렇듯이 여기에서도 꾸물꾸물 한 두 사람 무언가 하는가하면 날이 저문다. 다음날도 똑같다. 물론 그다음날도...

이렇게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그리고 몇 달하고 일년도 더 지나다보면 와! 하는 탄성이 나온다.

뜨거운 경기와 치솟는 부동산 가격 덕분에 사상 최대의 판매세다 재산세다 걷어들이며 빳빳한 달러뭉치를 과시하는 각급 정부들이 돈쓰기에 바쁘다.

덕분에 지저분했던 이교차로 주변이 아름답게 美 를 과시하며 어디서 가져왔는지 어린 야자수 몇 그루도 생소한 땅에서 새로운 삶에 적응 한다.

우물쭈물 하는 동안 메뚜기 촌 엘 카미노의 가로등들도 바뀐다. 멀쩡해 보이던 기둥들이 좀 더 크고 높은 것으로 바꾸어지면서 LED 등불이 반짝인다. 도로도 새옷을 입는다.

美化作業은 여기저기에 있다. 그러나 美化作業의 최고 정상은 아마도 이 세상 모든 여인들의 자신을 가꾸는 美化作業이 아닐까한다.

지난 연말을 기하여 찾아온 베스트친구 지독한 감기 아저씨가 떠날줄을 모른다. 이친구와 함께 글을 쓴다는게 과연 가능할까 하면서도 침대위에서 애플 랩탑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마침 KEMS TV에서 가요무대가 방송되고 있다.


언제 보면서 들어도 즐거운 Good Old 가요무대. 무대에 등장하는 모든 가수들이 아름답다. 남자도 여자도 그리고 뒤에서 열심히 장래를 꿈꾸는 백댄서들, 또 청중 모두가 아릅담다. 최대의 노력으로 최고의 美化作業을 하고 나왔음에 틀림없다.

어쩌면 지금 내가 실례하는 것 같다. 美化作業 이라니?그럼 무어라 표현하나?그냥 good old 化粧이라 하면 안 되나?
마침 '때' 를 맞추어 1월 9일자 월스트릿 저널이 '美 의 가격' 이라는 제목 하에 3페이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얼굴의 가치.' 하면서 여인들이 겪어가는 얼굴의 미화작업, 앗차, 화장의 종류와 그 값을 열거하고 있다.

Blowout이 40달러, Haircut 125달러, Hair Color 215달러 등등 끝도 없다. 얼굴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 한곳 한곳에 투자를 한다. 눈, 코. Chemical Peel 에 200-600달러.

Chemical Peel?보톡스도 있고 침술도 있다. 물론 마사지도 있고 이렇게 일 년간 미화작업을 하는 데 소요되는 달러 합계가 1만 8,491달러. 어느 40대의 여배우라고 했다. 보석 디자이너라는 어느 40대 여인의 합계는 2만,110달러, 그리고 역시 40대의 어느 스타일 전문가는 2만 395달러 20센트.

이게 모두 유행 따라 철따라 바뀌면서 차려 입는 의상 이전의 얘기다. 각종 액세서리, 명품가방, 명품 구두 등등 달러의 동그라미는 올라만 간다. 전문직 직업여인들의 미화작업 비용은 당연히 세금 공제가 될지도 모른다.

美 와 美stique.

새해 美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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