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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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만때 일본계 격리 있었다”

2015-11-20 (금) 박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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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지니아 로녹 시장, 난민수용 관련 발언 역풍 맞아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미국내 테러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되고 시리아 난민 수용에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는 가운데 버지니아 로녹(Roanoke) 시의 데이비드 바우어스 시장이 과거 미국이 진주만 피습 직후 일본계 미국인들을 강제수용소에 격리시켰던 것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소속 정당인 민주당 내에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계 3세인 마이크 혼다(74·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유년기에 강제수용소에 격리된 경험이 있는 혼다 의원은 19일 데비 와서먼-슐츠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과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바우어스 시장의 발언은 민주당의 가치를 반영하지 않으며 당내에서 설 땅이 없다”고 비판했다.
혼다 의원은 “바우어스 시장은 외국에서의 전쟁과 국내에서의 테러위협이 미국 내에 위험한 ‘외국인 혐오증’을 만들어냈던 우리 역사의 어두운 순간들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우어스 시장은 전날 내놓은 성명에서 시리아 난민수용 거부 입장을 표명하면서 그 근거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1941년 12월 일본군이 진주만을 공습한 직후 11만명 이상의 일본계 미국인들을 강제수용소에 격리시켰던 조치를 거론했다.
바우어스 시장은 “루스벨트 대통령이 진주만 피습 직후 일본계 미국인들을 격리시켜야 할 압박감을 느꼈던 것이 떠오른다”며 “지금 미국이 이슬람 국가(IS)로부터 받고 있는 위협은 당시 일본으로부터 받았던 것만큼 실제적이고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모든 로녹의 정부 또는 비정부기구들이 심각한 적대 상황이 종식되거나 적어도 미 정부의 통제 하에 놓일 때까지 시리아 난민 지원을 중단하거나 늦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명 발표 이후 버지니아 주 민주당원들의 트위터에는 “바우어 시장의 성명이 부끄럽다”고 비판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 이하 미교협)는 이민권익옹호단체와 18일 성명서를 내고 바우어스 시장을 비난했다.
에밀리 케슬 미교협 정책 코디네이터는 “일본계라는 이유로 10만명이나 되는 우리 미국인을 감금한 것은 우리 역사의 어두운 부분”이라면서 “일본계 미국인들이 일본계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취급됐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케슬 코디네이터는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면서 “시리아 피난민은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지 증오적인 발언을 받을 만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난민 수용계획에 제동을 거는 법안을 19일 표결에 부쳐 찬성 289표, 반대 137표로 통과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열 기자>

<박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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