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들 “자녀 뒷받침”“여윳돈 없어” 뒷전
샌디에고 지역 한인들이 은퇴 후 재정설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한인 재정설계 업계에 따르면 70대 이상 노년층의 경우 경제활동이 왕성한 시기에 번 자금 대부분이 자녀 뒷바라지에 사용돼 막상 본인의 노후 은퇴자금은 자식에게 거의 의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0~50대에 해당하는 연령층도 기성세대의 전철을 밟고 있어 이에 대한 사회적 계몽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한인 사회도 점차 고령화되어 가면서 은퇴자금에 대한 중요성은 커졌지만 실제로 이를 실행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콘보이 한인타운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이성진(가명·56)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이씨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은퇴자금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이씨가 말한 현실적 어려움은 ‘여윳돈’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정설계 업계에서는 지나치게 현실 위주로 살다보면 노후에 빈껍데기만 남는 생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박정훈 재정설계사는 “지난 19일자 홈리스 기사에서 실직과 배우자 사망으로 ‘홈리스’가 됐다는 내용은 평소 은퇴자금에 대한 대비가 얼마나 중요한 지 말해준다”고 말했다.
안젤라 변 재정설계사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변 재정설계사는 “매달 일정금액을 저축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은퇴한 분들의 공통된 말은 젊었을 때 더 많은 노후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후회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나름대로 은퇴자금을 준비한 경우도 있었다.
멕시코 티화나 지역에서 중소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K모 사장은 “60세에 은퇴한 후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해 은퇴자금으로 100만달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정설계사들은 “나름 준비를 잘했다”였지만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변 재정설계사는 “노후자금을 마련해 놓은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구체적으로 은퇴 후에도 현재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물가상승과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그대로 보존할 것인지 여부와 의료경비, 소셜시큐리티 연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정전문가들은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은퇴플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운항 유니 & 굿프랜드 샌디에고 지점장은 “지금이라도 재정전문가를 만나 자신의 수익 구조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은퇴자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