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흑인 교회에서 총기로 9명을 살해한 백인 우월주의자 딜런 루프(21)의 남부기 배경 사진을 계기로 남부기 철거 및 퇴출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버지니아의 상당수 주민들은 남부기를 인종차별이 아닌 계승해야 할 문화 유산의 상징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녹 칼리지가 지난 10일~20일 608명의 버지니아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중 42%가 남부기를 미국 남부의 자긍심을 나타내는 심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같은 비율은 인종차별의 상징이라고 답한 31%보다 무려 11%나 높았다.
인종별로는 응답한 백인 중 53%가 남부기가 남부의 자부심의 상징으로, 흑인 응답자 중 56%는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답해 대조를 보였다.
인구가 많은 북버지니아와 햄턴 로즈 등 대도시 응답자의 경우 남부기가 인종차별의 상징이라는 응답과 남부의 자랑스런 유산의 상징이라고 답한 비율이 거의 반반이었다.
이밖에 이번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86%는 남북 전쟁 군인들을 기리는 동상 철거에 반대한다고 답했고, 53%는 자동차 번호판에서 남부군을 기리는 전투 깃발을 없애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또 1년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버지니아 주민들의 성향도 알 수 있었다.
설문 조사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튼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맞붙을 경우 힐러리가 13% 더 많은 표를 받을 것으로 나타났고, 젭 부시, 마르코 루비오 및 스캇 워커 등과 맞붙을 경우에는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버지니아주 백인 유권자들은 힐러리보다는 다른 공화당 후보쪽에 기울었고, 흑인 유권자중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10%도 되지 않았다.
<박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