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 매수세 증가·가격 상승 기조 이어질 듯
▶ 전세→월세 전환 가속화… 수익형 부동산·청약열기 지속
11일 정부가 지난 3월에 이어 또다시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가뜩이나 달아오르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는 더욱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준금리 1%대 중반의 ‘초저금리 시대’를 맞게 되면서 전문가들은 최근 저금리 여파로 주택거래가 늘고 집값이 오르고 있는 현 분위기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는 저금리 장기화로 ‘전세의 월세 전환→전세 부족→전세 수요의 매매전환→매매거래 증가 및 가격 상승’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금리 인하는 이러한 일련의 분위기가 견고하게 이어지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이남수 부동산팀장도 “최근 가계대출 증가로 금리동결 전망이 많았는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에 선제대응하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것 같다”며 “대출금리가 인하되면 주택 등 부동산 구입·투자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박사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6월이면 부동산 시장이 여름철 비수기에 접어드는 시기라 당장 거래량에 큰 변화는 보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호재가 많은 단지를 위주로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 중도금 대출금리가 인하되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분양시장에 청약자들이 더욱 몰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주택협회 김동수 실장은 “이번 금리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지속적인 활력소가 돼 건설사들도 주택공급을 계속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시장이 급격하게 달아오르거나 과열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대출금리가 이미 2% 후반까지 내려온 상태라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금융기관이 금리를 추가로 낮출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다”며 “이미 시중은행의 2%대 저금리가 장기화된 상황이어서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을 고려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위력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다만 정부의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심리적 안정감을 심어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현 추세가 일정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은행 안명숙 고객자문센터장은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금리 인하도 불가피할 것”이라며 “금융권에서 이탈한 자금이 고정적인 월세수입이 가능한 오피스텔이나 상가와 같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더욱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 센터장은 또 “주택 임대사업을 하려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계 대출 증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거래량에 비하면 집값 상승폭이 미미하지만 주택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면 결국 가격을 밀어 올려 경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또 저금리로 인해 전세의 월세 전환이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서민들의 전세난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함 센터장은 또 “올해 주택공급이 지난해만큼 늘어난 상황이어서 2∼3년 뒤 입주시점에 입주물량이 많아지면 집값이 하락하고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가 앞으로 다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낮은 금리에 너무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며 “대출은 집값의 30% 정도로만 받는 게 안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