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nglish for the Soul] 최정화 ㅣ황당한 아이디어

2015-04-0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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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a preposterous idea / 황당한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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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lieve in the resurrection of the body, and the life everlasting.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What a preposterous idea! 이 얼마나 황당한 아이디어인가! ‘preposterous’[프리파~스터러스]? 흔히 쓰이는 말입니다. ‘고급단어’에 속하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말로 ‘터무니없다’는 뜻입니다. ‘말도 안되는’ ‘황당무계한’ 그런 뜻입니다. 어원을 살펴보면 왜 이 말이 ‘황당무계’한지 자명해집니다.

’preposterous’[프리파~스터러스] = ‘pre’[앞] + ‘post’[뒤]. 즉 앞뒤가 들러붙어있는 형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풀자면, "before-behind"라는 뜻인데, 앞뒤가 동시에 나타나니 ‘본말전도(本末顚倒)’ 즉 앞뒤가 거꾸로 뒤집혀 터무니없이 말도 안되는 황당무계한 지경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말 앞에 수레를 놓는 격이죠. "cart before the horse"라는 표현과 잘 맞물리는 말이 바로 ‘preposterous’ 즉 ‘터무니없다’는 말입니다.

How preposterous! 정말 터무니 없군!How absurd! 하우 앱써~드! 진짜 황당하네!What a preposterous idea!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기독교 교리 중 하나가 바로 "육신의 부활"입니다. 이번 일요일이 바로 "부활절," 영어로는 "Easter"[이스터]라고 [잘못] 불리는 날입니다. 예수님이 죽으시고 묻히시고 사흘만에 부활하셨음을 기억하는 부활절은 토끼나 계란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빈 무덤’[the Empty Tomb]을 상기하며 크리스천 신앙의 초석을 새삼 다질 뿐이죠.

I believe in the resurrection of the body, and the life everlasting.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믿습니까? 믿어지세요? 사람의 몸을 입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께서, 실제로 십자가 위에서 죽으시고/묻히시고/지옥에 가셨다가/사흘 만에 부활하셨음을 말입니다. ‘대단한’ 믿음이 아니면 실로 믿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믿을 수 없으니 믿는다"는 ‘옥시모론’[oxymoron]같은 생각이 아니라면 쉽게 믿어지지 않는 게 ‘부활’입니다. I do believe because I cannot believe!그것도, 무슨 영체[spiritual body]의 부활이 아니라 사람의 몸 바로 이 육신[body]의 부활을 믿으라니, 사실 ‘황당하다’[preposterous]는 생각이 전혀 없다면 그게 실로 이상하게 됩니다. 그런데, 다만 예수님의 부활 뿐 아니라 저와 여러분 모두가 실제로 이 ‘육신의 부활’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는 것까지 믿으라면 실로 너무나도 ‘prepostrous’[프리파~스터러스]한 아이디어?What a preposterous idea! How absurd! 그런데, 그 뿐이 아닙니다. 그 옛날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바로 그 예수님이 다시 오신답니다. ‘재림’[再臨, the Second Coming]하신답니다.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내려 오신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예수님 안에서 이미 죽은 자들이 모두 부활하고, 아직 육신의 몸을 입고 살아 있는 모든 성도[saints]들은 ‘들어올림’을 당해 소위 ‘휴거’[Rapture]라는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된다는군요. 홀연! 눈 깜짝할 사이에(in the twinkling of an eye) 거룩한 변화를 겪게 된다는 ‘복된 소망’ … 점입가경! How absurd! How preposterous!


I believe in the resurrection of the body, and the life everlasting.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그런데, 그런데 ...... 이 모든 걸 믿는다는군요. 하나를 믿으면 나머지도 무슨 종합 셋트처럼 한꺼번에 믿게 된다네요. 예수님이 몸소 보이신 육신의 부활은 오직 예수님 만의 독특한 체험이 아니요, ‘예수님 안에서’ 죽은 자와 살아 있는 자 모두 ‘몸소’ 겪게 되는 ‘복된 소망’[The Blessed Hope]이라 합니다. 믿어지세요? Can you believe?크리스천의 신앙고백 ‘사도신경(使徒信經)’은 바로 이 구절을 담고 있습니다.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 이렇게 시작하는 사도신경[The Apostles’ Creed]은 거의 끝부분에 이르러 이렇게 선언하고 있습니다.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아멘." 여기서 육신의 부활은 실제로 믿는 이의 ‘몸’[body]을 말하고 있습니다. ‘the resurrection of the body’ --- 분명히 ‘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What a preposterous idea! 이 얼마나 황당한 아이디어란 말인가! 아니, 이처럼 터무니없는 걸 믿는 게 기독교? 그렇게 반문할 수 있습니다. 당연하죠. 누가 이처럼 ‘preposterous’[프리파~스터러스]한 ‘말도 안되는’ ‘황당무계한’ 아이디어를 믿는다는 걸까요? 그런데, 그런데 ...... 그걸 ‘굳게’ 믿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군요. 서로 일컬어 ‘성도(聖徒, a saint)라 부른다지요. 너무나도 ‘preposterous’[프리파~스터러스]하기에 더욱 굳건히 믿는답니다. I do believe becauseit is so preposterous! 너무 황당하니 믿지요.

2015년 부활절 일요일은 4월 5일, 마침 식목일(植木日)이네요. 싱싱한 묘목을 땅에 심는 날입니다. 우리들 마음 밭에 ‘황당 나무’ 한 그루씩 심어 보면 어떨까요? What a preposterous idea!Shal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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