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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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깜빡한다고 모두 치매는 아니다

2015-03-3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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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질문 되풀이하거나 운전 등 익숙한 일 어려움, 문장에 엉뚱한 단어 사용... 이럴 땐 정밀검사 받아야

▶ 시력에 문제… 거리감각 떨어지기도

■ 알츠하이머 경고 증상과 정상적 노화 구분


나이가 들면 점차 기억력이 떨어지고, 단어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 자동차 열쇠를 한참 찾기도 한다. 이름이 가물가물 생각이 잘 나지 않기도 하며, 자주 깜빡깜빡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무릎이 삐걱거리듯 기억력도 점차 떨어진다. 기억력이 깜빡하는 일이 자주 반복되면, 혹시 치매인가 싶어 걱정스럽다. 물론 자주 깜빡깜빡한다고 해서 다 알츠하이머병을 걱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정상이고, 어떤 점이 알츠하이머병을 걱정해야 할 증상일까? 미 알츠하이머 협회에서 말하는 알츠하이머병 경고 증상과 정상적인 노화에 따른 변화를 간략히 정리해 본다.


#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기억력 감퇴


기억력이 떨어지면 치매 전조증상인가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기억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닌 경우도 물론 있다.

- 정상: 병원 예약이나 모임 약속 등을 잊어버렸지만 나중에 다시 생각난다면 큰 문제가 아니다.

- 우려되는 경고증상: 최근에 얻은 정보를 잊어버린다. 중요한 날짜나 이벤트를 잊어버리거나, 가족이나 친구에게 자꾸 같은 정보를 물어보거나, 혼자서 늘 하던 일을 할 때 다른 이의 도움이 필요해지는 경우가 빈번해진다. 또한 노트나 전자기기 등 기억 보조기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


# 문제 해결이나 계획을 세우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 정상: 가끔 은행 첵북을 작성할 때 실수를 하는 경우는 괜찮다.

- 우려되는 경고증상: 계획을 세우고 따르거나 또는 이전에 쉽게 잘 해결하던 일을 잘 못한다. 또 숫자와 관련된 일을 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가령 영수증을 다시 확인하거나 매달 지불하던 납입금을 내는 일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전에 금방 하던 일에 시간이 훨씬 더 걸린다.


# 집이나 직장서 하던 익숙한 일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 정상: TV 리모컨 사용이나 혹은 전자레인지 사용할 때 가끔 도움이 필요한 경우라든지, 기계 설정을 할 때 가끔 도움이 필요한 경우는 괜찮다.

- 우려되는 경고증상: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매일 하는 일에 종종 어려움을 겪는다. 익숙한 곳으로 운전하는 것을 힘겨워 하거나, 직장에서 예산을 처리하는 일에 문제를 겪거나, 잘 하던 게임의 규칙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또 늘 사용해 왔던 개스레인지를 사용하기 힘들어한다.


# 시간이나 장소를 혼동한다.

- 정상: 오늘 날짜나 무슨 요일인지 깜빡했으나, 나중에 다시 기억이 난다.

- 우려 되는 경고증상: 날짜나 계절, 시간의 흐름을 놓치기도 한다. 바로 벌어지는 일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때때로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그 장소에 갔는지 잊어버릴 수 있다. 전혀 가본 적이 없는 곳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 시각적 이미지와 공간적 관계를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 정상: 노화와 관련된 백내장 같은 시력문제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 우려되는 경고증상: 환자 중에는 알츠하이머병 징후로 시력문제가 생긴다. 읽기 어려워하고, 거리감각이 떨어지며, 색깔이나 명암 구분에 어려움을 겪어, 운전하는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 말하기 또는 쓰기에서 단어를 사용하는데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 정상: 가끔 적절한 단어가 금방 생각나지 않는다.

- 우려되는 경고증상: 대화를 이해하거나 참여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대화 도중 말을 중단하거나, 자신의 말을 반복한다. 적당한 어휘 사용을 힘겨워하거나, 적절한 단어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다, 사물이나 사람을 잘못된 단어나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자신이 뭘 말하는지 전혀 모를 때도 있다. 또한 평소 알고 있던 단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문장 중에 엉뚱한 단어를 끼워 넣기도 한다.


# 물건을 제자리에 두지 않고 지나온 단계들을 다시 되짚어가는 능력을 상실한다.

- 정상: 마시던 컵이나 물건을 가끔 잘못된 장소에 놓는 정도는 괜찮다.

- 우려되는 경고증상: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물건을 다시 찾기 어려운 이상한 장소에 물건을 놓아두거나, 물건을 찾기 위해 이전 단계들을 다시 추적하는 일을 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이 훔쳐갔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또 이런 일이 자주 반복된다.


# 판단력이 저하된다.

- 정상: 가끔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것은 괜찮다.

- 우려되는 경고증상: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판단력이나 의사 결정에 있어서 변화가 생긴다. 특히 돈과 관련해서 종종 잘못된 선택을 한다. 큰 액수의 돈을 텔레마케터에게 지불하기도 한다. 또한 청결 유지나 몸을 단정하는 일에 대해 관심을 덜 기울인다.


# 직장이나 사회활동에서 물러난다.

- 정상: 가끔 가족이나 직장에서 사회적 관계에서 피곤을 느끼는 정도는 괜찮다.

- 우려되는 경고증상: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취미, 사회적 활동, 직장 프로젝트나 스포츠 활동으로부터 스스로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좋아하던 스포츠 팀과 문제가 생기거나 좋아하던 취미를 어떻게 끝마쳤는지 기억해 내기 어려워한다. 또한 팀 활동을 하기 어려워하거나 좋아하던 취미를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자신의 변화로 인해 다른 사람과 어울리려고 하지 않는다.


# 기분이나 성격에 변화가 온다.

- 정상: 자신만의 방법이 있고, 통상적으로 하던 일에 방해를 받았을 때 짜증을 내기도 한다.

- 우려되는 경고증상: 기분이나 성격 변화가 두드러진다. 혼란스러워 하고, 의심스러워하며, 우울해하고, 공포와 불안감이 심해진다. 늘 하던 일에 변화가 생기거나 또는 자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곳이 아닌 곳에 있는 경우에는 쉽게 속상해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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