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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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고혈압과 약

2015-03-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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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현 / 내과 전문의

내과의사로서 오피스에서 환자를 대할 때 자주 받게 되는 질문 중 하나로 당뇨병과 고혈압 약에 관한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평균 수명이 많이 연장되면서 이 두 가지 질환의 유병률이 급속하게 증가하였다.

하지만 많은 환자분들 사이에서 약에 대한 의구심과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특히 최근에 진단된 고혈압이나 당뇨병일 경우 약 복용을 시작하기 전 망설임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운동이나 음식 조절을 잘 하면 되지 않을까, 민간요법으로 약 복용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을 많이 하신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여기서 필자의 임상경험 일례를 들어 보겠다.

약 7-8년 전 동부에서 근무할 때였다. 당시 40대 중반의 백인 여자분이 새 환자로 방문했는데 보통 키에 체중이 200파운드가 훨씬 넘고 고혈압과 당뇨가 발견되었다. 평상시 주로 기름진 패스트푸드를 즐겨먹고, 운동은 거의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리고 담배도 하루 한 갑씩 태우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단 혈압이 160/100정도(140/90 이상이 고혈압), 당화 색소(Hemoglobin A1C) 수치가 10(6.5 이상이면 당뇨) 이상 되어서 두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라서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 및 식습관 변화 등에 대한 토의와 함께 고혈압약과 당뇨약 처방을 하였다.

이 환자는 본인의 건강상태에 관해 심각하게 받아 들였고 상당히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랫동안 피우던 담배를 끊고 생선, 채소 위주의 식습관 개선과 함께 가까운 YMCA에서 주 5회 운동을 시작했다. 수년간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은 상태라 심장이나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운동의 강도는 약하게 시작해서 조금씩 올리도록 조언했다.

이후 점진적인 체중 감소와 혈압, 혈당의 호전을 볼 수 있었고 약 2년 후 고혈압 및 당뇨약을 완전히 중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일반적이지는 않고 특히 우리 한국인들은 상대적으로 과체중, 비만의 빈도나 정도가 적고 특히 요즘은 웰빙이라 하여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러한 경우에는 약 복용 없이 운동, 식습관, 민간요법만으로 이 두 만성 질환의 조절은 기대하기 어렵다.

앞서 언급한 환자의 예에서도 실제로 생활습관 변화와 더불어 약물 치료를 시작했었다. 또한 어느 약들이나 부작용을 유발할 수는 있으나 실제로 그 빈도는 높지 않고 부작용이 발견되면 다른 기전의 약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고혈압과 당뇨병은 관상동맥 질환, 부정맥 , 심부전 등의 심장병과 뇌경색, 뇌출혈, 투석이 필요한 신부전, 안질환, 성기능 장애 등 심각한 합병증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동현 내과 (213)739-8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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