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막론하고 피를 보게 되면 섬뜩하고 불쾌하며 놀라게 된다. 사람에게 필요로 하는 피는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귀중한 물질이다. 어떤 경우든 이유 없이 몸 밖으로 출혈이 되면 잘 관찰하고 빠른 시일 내에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소변을 볼 때 갑자기 피가 섞여 나오게 되면 놀라게 되고 큰 병으로 생각하여 고민하고 겁이 나서 의료기관을 찾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만성으로 되는 경우도 있다. 소변을 볼 때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은 한의학에서 임증에 속하고 혈림이라고 한다.
임증을 5종류로 분류하여 치료하는데, 소변을 자주 보고 싶고, 소변 때 뻐근하며 시원하게 보지 못하고, 소변 후에도 상쾌하지 않으며 배꼽 근처와 아랫배가 끌어당기는 것 같이 아프고 요도가 날카로운 바늘이나 칼로 찌르거나 도려내는 것 같은 심한 통증을 느끼고 출혈을 하는데 이것은 주로 석림과 혈림에서 볼 수 있다.
석림은 하초에 습열이 온결되어 뇨중의 잡질이 응결되어 모래와 같은 작은 돌이 형성되고 소변을 볼 때 배출되지 못하면 뻐근하고 아파서 괴롭게 된다.
가령 날카롭고 딱딱한 모래가 비교적 커서 요도가 막히게 되면, 소변볼 때 갑자기 중단되며 참기 어려운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이때 날카로운 결석이 배출되면, 시원하고 통증도 없어진다.
또한 혈림은 습열이 방광으로 하주하여 열이 성하게 되면 락맥을 상하게 하여 피를 재촉하므로 피가 혈맥 외로 출혈하게 되는데, 소변 보기가 힘들고 뻐근하며 통증이 있고 출혈한다. 핏덩어리가 뇨도를 막히게 하므로 통증이 심하고 또한 심화가 성하면, 가슴이 번조롭고 두근거리며 삭맥이 나타난다. 이때는 소계음과 도적산을 합방하여 치료한다.
2개월 전 62세의 남자 분이 소변볼 때 출혈이 있다고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찾아 오셨다. 10년 전부터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평소에 신경이 예민하고 불안 초조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일주일 전부터 일거리가 많이 생겨서 과로한 후 어지럽고 피로하며 소변이 시원치 않았다고 하였다. 얼굴에 붉은 열기가 가득하였고 혀는 황태이고 삭맥이 촉지되었다.
소계음자와 도적산을 합방하고 금전초, 해금사, 계내금 등을 가미하여 10일분을 드리고 해결환을 겸복시켰더니, 한약 복용 삼일 후 제법 큰 모래 같은 것이 소변에 섞여 나왔다고 하였다. 그 후 소변을 시원하게 볼 수 있으며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전화로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엄한광 한방병원 (213)381-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