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환 / 건국대학교 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요즘 내시경 검사를 받는 빈도가 늘고 있으며 보다 간단하고, 편안하고, 정확한 진료와 검사를 원하고 있다. 이에 부응하여 내시경 기기와 그 부속 기구의 연구 및 개발로 소화기 내시경 분야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내시경을 시행 받는 수진자의 측면에서 보면 좀 더 편안한 검사가 필요할 것이며 안전한 방법의 의식하 진정(수면)내시경 및 경우에 따라 경비내시경 및 캡슐내시경이 도입되어 시행되고 있다. 또한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고해상도내시경 뿐만 아니라 색소내시경, 확대내시경 및 협대역내시경 등이 도입되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위내시경 및 대장내시경과 늘 함께 하고 있는 필자의 경우에도 잠시라도 방심할 수 없을 만큼 내시경 시계는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매우 작은 조기 위암 또는 대장암의 진단이 가능하게 되었다. 내시경 검사 기술은 이와 같은 진단 분야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위장관 질환의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다.
위암이 점막층이나 점막하층에만 국한되어 있는 경우를 조기 위암이라고 하며 수술을 시행하였을 때 9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 수술을 시행하는 위암 환자에서 조기 위암이 차지하는 비율도 점차 증가하여 최근에는 50%에까지 이르고 있다.
위암의 고식적 치료 방법은 수술로써 대부분 개복을 한 상태에서 위의 70-100%를 절제하는 것으로, 수술 후 성적은 매우 우수하지만 수술에 따른 단기간의 합병증 및 장기간의 삶의 질 저하가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수술을 하지 않고도 암을 완치할 수 있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도되고 있는 방법이 내시경 치료이다.
위암을 내시경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내시경 점막절제술로 통칭되는 조직절제법으로써 내시경 치료를 통하여 병변을 절제하고, 이 조직을 회수한 후 병리학적으로 자세히 검토하여 치료의 결과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내시경 절제술은 의식하 진정 상태에서 내시경을 이용해 위암을 제거하므로 복부에 상처가 남지 않고, 위가 그대로 남겨지게 되므로 시술 후 생활 및 음식 섭취 등에 전혀 지장이 없다. 또한 회복 및 입원기간이 매우 짧으며 위장관 기능이 그대로 보존되어 치료 후 삶의 질이 일반인과 똑같이 우수하다.
일반적으로 조기 위암 환자에서 권장되는 내시경 절제술의 적응증은 점막암, 조직학적으로 분화형, 일반적으로 크기가 2cm 이하인 경우로써 내시경 절제술을 시행한 후 병리검사를 통하여 완전 절제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내시경 절제술의 합병증으로는 약 5-10%에서 출혈이나 천공이 발생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내시경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부득이하게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내시경 절제술을 보다 광범위하게 시행할 수 있는 여러 새로운 도구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의료진의 경험도 축적되어 점막하층을 직접 절개, 박리함으로써 병변을 제거하는 내시경 점막하박리술이 내시경 절제술의 고차원적인 방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방법으로는 불가능했던 매우 넓은 위암 부위의 일괄 절제가 가능하게 되었고, 따라서 과거에 비해 내시경으로 치료하는 조기 위암의 수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과거의 소화기내과 의사는 내시경 검사를 통하여 위암 또는 대장암을 진단하면 이후의 수술적 치료는 외과의사가 전적으로 담당하였다. 하지만, 현재는 조기위암 또는 조기대장암의 내시경 절제가 가능한 시대로써 소화기내과 의사는 내시경 절제술과 수술 중에 어떤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다. 더욱이 직접 내시경 점막하박리술로 절제를 시행하게 되므로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치료를 위해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최근 불고 있는 웰빙 바람을 통해 건강검진을 많이 시행하고 있으며, 더불어 적극적인 검사를 통하여 보다 많은 위암 또는 대장암을 내시경 치료가 가능한 초기의 단계에서 발견하여 효과적으로 내시경절제술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많은 환자들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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