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빈 코스너 묵직한 연기
▶ 실화 바탕 훈훈하게 그려
짐(케빈 코스너)이 제자들과 함께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맥 팔랜드, USA (McFarland, USA) ★★★★(5개 만점)]
언더 독의 승리 얘기는 언제나 기분 좋고 가슴을 훈훈하게 만들어준다. ‘로키’와 ‘기적’과 같은 영화가 그런 것들로 특히 ‘기적’과 같은 실화일 경우 그 감격의 진동이 더 크다. 케빈 코스너가 나오는 이 영화도 실화인데 빅 스크린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라티노 고교 육상선수들의 승리를 다룬 감동적인 얘기다.
물론 언더 독의 얘기는 다소 상투적이고 결과가 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시감이 있긴 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코스너의 묵직한 자태와 연기 그리고 그와 라티노 학생들 간의 갈등과 화해 또 백인이 순 라티노 동네에 와서 경험하는 문화충돌 등에 관한 ‘물 떠난 물고기’ 얘기를 아주 사실적으로 다루면서 아울러 주인공들을 약간 감상적이긴 하나 따스한 마음으로 대하고 있어 박수를 보낼 만하다. 마지막의 승리를 향한 질주장면에 가선 가슴이 뛰는 흥분감과 스릴을 느끼게 된다. 좋은 영화이니 가족이 함께 관람하기를 적극 권한다.
1987년 아이다호주의 보이지의 고교 풋볼코치인 짐 와이트(케빈 코스너)는 태도가 불량한 선수를 거칠게 다루는 바람에 해고를 당한다. 이어 그가 얻은 직장은 중가주 농촌마을 맥팔랜드의 고교 체육선생으로 가난하기 짝이 없는 이 마을의 주민은 완전히 히스패닉들. 짐이 아내 쉐릴(마리아 벨로)과 틴에이지 딸 줄리(모간 세일러)와 그 아래의 둘째 딸 제이미(엘지 피셔)를 차에 태우고 동네에 다다르자 줄리가 “아빠 우리 멕시코에 왔어”하고 묻는다.
이런 영화의 정석적인 코스인 백인이 라티노 동네에서 겪는 문화충돌로 일어나는 코미디가 엮어지면서 짐과 그의 가족은 새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한편 라티노들은 짐의 가족을 호기심과 약간의 경멸의 눈길로 바라보면서도 그들을 받아들인다.
짐은 체육시간에 학생들이 달리기를 유난히 잘 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크로스컨트리 팀을 구성하기로 한다. 아이들이 잘달리는 이유는 아침 일찍 일어나 채소밭에서 일하는 부모들을 돕기 위해 농장으로 달려갔다가 이어 학교로 달려가고 또 수업이 끝나면 밭으로 다시 달려가기를 매일 같이 하기 때문이다.
짐은 가장 잘 뛰는 토머스(칼로스 프래츠)와 뚱뚱하면서도 열성인 대니(라미로 로드리게즈) 등 몇 명의 아이들로 팀을 구성하고 가주 챔피언십을 노리고 맹훈련에 들어간다. 그러나 처음에는 교장과 토머스까지도 팀 존재 자체에 대해서마저 의문을 표한다. 하물며 우승이라곤 언감생심이라고 여긴다.
단순히 스포츠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아니라 라티노들의 가족애와 가족에 대한 의무 그리고 노동과 커뮤니티의 모습을 생생하고 아름답게 그렸는데 선수 아이들의 개개인의 면목도 밀도 있게 묘사했다. 특히 보기 좋은 것은 스포츠 영화 단골인 코스너의 듬직한 자태와 티 안내는 겸손한 연기. 그와 학생들 간의 콤비가 보기 좋고 중가주의 정경과 달리기를 공중에서 찍은 촬영도 훌륭하다.
영화 끝에 실제 짐과 성장한 학생들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몽타주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학생들은 보기 드물게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대부분 고향에서 봉사하고 있는데 짐은 아직도 맥팔랜드에 살고 있다. 그는 자기 팀이 우승했을 때 부유한 백인 동네인 팔로알토의 학교로부터 코치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 큰 박수를 보낸다. 닉키 카로 감독.
PG. Disney.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