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밴드 ‘눈 오는 지도’ 내달 뉴욕.서울 등서
윤동주(1917∼1945년)의 시를 노래로 만들어 부르는 재미한인 청년 밴드 ‘눈오는 지도(Snowing Map)’가 다음 달 미국 뉴욕과 보스턴을 비롯해 LA와 서울에서 서거 70주년 맞이 추모 공연을 연다.
밴드 이름은 "순이(順伊)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로 시작하는 윤동주의 시 ‘눈오는 지도’에서 따왔다.
리더 겸 작곡가인 한은준(기타)씨 등은 2005년 밴드를 결성했고 2년 뒤부터 뉴욕을 비롯해 캐나다 토론토, 한국 연세대, 일본 릿교대 등지에서 공연을 펼쳤다. 올해 8번째 추모 공연인 셈이다.
2008년에는 ‘서시’, ‘별 헤는 밤’ 등 윤동주의 대표 시 14수에 곡을 붙여 노래를 만들고 CD를 발매하기도 했다. 초창기 미국 버클리 칼리지와 맨해튼 음대, 뉴욕주립대학 등에서 음악을 전공한 청년들로 구성했던 밴드 멤버들은 현재 미국 LA와 서울로 흩어진 상태. 리더 한씨는 현재 멤버와 초창기 뜻을 같이했던 음악도들을 규합해 올해 70주년 추모공연을 준비했다.
공연은 내달 14일 보스턴한인교회에서 시작한다. 한씨를 비롯해 박수진(노래), 정제니(해금), 김성희(피아노), 김효영(베이스), 차승현(드럼) 등 6명이 공연에 나선다. 정제니씨를 제외한 나머지 음악인들은 이틀 뒤인 16일 뉴욕으로 장소를 옮겨 뉴욕장로교회 무대에도 오른다.
22일에는 문학축제재단인 ‘아름다운윤동주’와 공동으로 LA 스페이스 공감에서 윤동주 시의 선율을 들려준다. 한씨 이외에 이지연(노래), 이은희(피아노), 이승연(베이스), 홍석호(드럼) 등 5명의 초창기 멤버가 무대에 오른다.
27일에는 서울 종로구 원서동 북촌창우극장에서 추모공연이 열린다. 극단 자화상의 청춘 위로 음악극 ‘무서운 시간(손재린 연출)’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이 공연에는 한씨와 이지연씨가 귀국해 이유림(해금), 신희선(생황·피리), 최지연(피아노), 백주현(기타), 황두혁(베이스), 최보미(드럼) 등이 나선다.
한씨는 "전 세계가 비인간적인 전쟁의 광기로 휩싸여 있던 2차 세계대전의 끝자락인 1945년 2월16일, 조선독립과 민족문화유지라는 죄목으로 일본의 감옥에서 만 27세의 나이로 죽어간 윤동주를 기리기 위해 추모공연을 마련한다"며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려 했던 이들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서거 70주년 추모공연은 아름다운 윤동주(이사장 이승종), 뉴욕장로교회, 보스턴한인교회, 한미문화재단(KACF), 까마귀스튜디오가 후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