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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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과 감기

2015-01-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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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현 / 내과 전문의

이번 겨울에도 어김없이 독감환자를 대하게 된다. 오피스에서는 물론이고 병원에서 입원하여 치료 중인 환자분들도 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라고 하는 바이러스 질환이며 일반 감기와는 구분하여 진단하고 치료하게 된다.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에는 A, B, C 세 가지 타입이 있는데 이 중 C형은 매우 드물고 주로 A와 B형 두 가지 유형이 독감을 일으킨다. 그 중 A형이 증상이 더욱 심하고 훨씬 광범위한 전염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다.

필자가 접한 독감 중에 가장 잊지 못할 경우는 2009년 당시 H1N1이라고 불렸던 A형 독감이다.


당시 필자는 동부 메릴랜드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거의 절반에 가까운 주민이 독감에 걸렸고 특히 환자와 접할 기회가 많았던 의사들은 훨씬 많은 감염률을 보였다. 필자가 속한 메디칼 그룹에서도 8명의 내과의사 중 6명이 감염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평균 연령이 높은 그 지역의 특성상 많은 환자들이 폐렴 등 합병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게 되었다. 다행히 신속한 대처와 치료로 빠른 시간 내에 대부분의 환자들이 회복하였다.

독감의 일반적인 증상은 고열, 두통, 근육통, 가래가 드문 마른기침과 더불어 인후통, 콧물 등을 동반하는데 일반적인 감기와의 차이점은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들이 기침, 콧물 등의 상기도 증상보다 훨씬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메릴랜드에서의 일례를 들면, 천식의 병력이 있는 45세 백인 남자 환자가 내원했는데, 검진 때 약 30cm의 거리에서도 느껴지는 열감과 식은땀, 오한, 계속되는 기침과 심한 전신 근육통을 호소하고 있었는데 한눈에도 알아볼 수 잇는 전형적인 인플루엔자 소견이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서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으며 젊고 건강한 사람과 독감 예방 접종을 한 경우에서는 일반감기와 별 다름없는 경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진단은 호흡기 분비물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 B형 항원을 발견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양성인 경우 확진이 되지만 음성이라고 해서 독감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 독감이 그 지역에 유행 중이고 앞서 언급한 심한 독감증상을 나타낼 때는 검사와 관계없이 바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치료 시작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이틀 내에 투약을 시작했을 때 독감의 이환기간을 줄이고 합병증의 위험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 발현 후 이틀이 지나면 치료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는데 임산부나 증상이 아주 심한 환자에게서는 3~4일이 경과된 경우에도 치료 효과를 보는 경우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약물은 Tamiflu라고 하는 항바이러스 약제이며 치료기간은 일반적으로 하루 두 번 5일간 복용한다.


예방은 주사 또는 코로 흡인하는 두 가지 방법의 백신이 있으며 독감 예방 및 합병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독감의 합병증으로는 폐렴이 가장 흔하며 드물게 심근염, 심낭염, 뇌염, 뇌막염 등이 오는 경우도 있으며 2세 이하의 유아나 심장, 폐 등 만성질환 병력이 있는 고령층에서 위험도가 높다. 또한 독감 유행 때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는 출입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면 및 수분 섭취, 마스크 착용 등이 중요하다.

이동현 내과 (213)739-8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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