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랑팡 플라자 역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으로 워싱턴 전철에서 약 6년 만에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발생 이틀째를 맞아 사고의 정확한 원인 등을 찾기 위한 정밀 조사를 시작했다.
당국은 초기 조사결과 보고를 통해 사고가 12일 오후 3시20분경 랑팡 역에서 버지니아 방면으로 향하던 옐로라인 전철이 터널에 진입하는 순간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고 전철이 터널 앞 1,100 피트 부근에서 발생한 아크방전(arcing) 현상으로 전기 공급이 끊기자 멈춰 섰고 아크방전으로 시작된 전기 누전 등으로 터널에 설치된 각종 케이블에서 유독연기가 뿜어져 나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추가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터널에서 뿜어져 나온 유독 연기는 인근의 랑팡 역을 가득 메웠으며 전철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유독가스에 질식해 일부는 정신을 잃기도 했고, 구역질을 하는 승객들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기가 찬 랑팡역에는 비상벨이 울렸고 전철을 기다리던 수백명의 이용객들이 한꺼번에 역을 빠져 도로로 쏟아져 나왔다.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과 소방당국은 물론 테러 사태일수도 있다는 당국의 판단으로 FBI까지 출동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인근 도로는 밤늦게까지 봉쇄됐고 퇴근길 직장인들은 집에 도착하기까지 수 시간이 걸리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이번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1명, 부상 68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 중 40명은 인근 하워드 대학병원, 20~25명은 워싱턴 병원센터로 후송됐고 부상자들은 대부분 호흡곤란을 겪고 있으며 이들 중 2명은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는 60대 알렉산드리아 거주 여성으로 사고당시 전철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NTSB는 사고원인과 더불어 사고 당시 화재로 발생한 연기가 빠져나도록 작동해야 하는 대형 환풍기(Exhaust Fan)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와 승객들의 대피가 제시간에 신속히 이뤄졌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최근 미 본토를 겨냥한 테러 위협이 고조되면서 관계 당국이 경계태세를 강화한 시점에서 발생한 사고 임에도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해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사고 당시 객차에 갇혀 있던 승객들이 잇따라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워싱턴메트로교통공사(WMATA)를 비롯한 당국의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글과 사진을 게재하면서 커졌다.
승객들은 “갑자기 전등이 꺼진 뒤 객차 안으로 검은 연기가 차올랐다"며 사람에 따라 사고 발생 시점부터 짧게는 40분, 길게는 약 1시간까지도 제대로 된 구호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문을 열지 말고 그대로 계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만 계속 나온 데 대해 승객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박세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