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왼쪽)과 호킹이 서로 사랑의 눈길을 즐기고 있다.
[모든 것의 이론 (Theory of Everything)★★★½]
블랙홀과 우주의 기원에 관해 연구하고 베스트셀러 ‘시간의 짧은 역사’를 쓴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박사에 관한 드라마로 말끔하고 확실하게 잘 만들었으나 특별히 뛰어난 점은 없는 전형적인 전기 드라마다. 호킹의 업적과 25년간에 걸친 그와 아내 제인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이혼을 고루 다루고 있는데 두 주연 배우의 연기가 매우 훌륭하다.
이와 함께 역경을 극복한 인간 승리의 재미있는 내용과 영국 현지에서 찍은 촬영 그리고 음악 등이 다 좋아 권하고 볼만한 영화이긴 하지만 작품이 현존하는 사람에 관한 것이어서 그런지 얘기를 너무 조심해서 다뤄 극적인 높낮이를 충분히 즐기기는 힘들다.
시간대를 따라 진행되는 영화는1963년 호킹(에디 레드메인)이 캠브리지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을 때부터 시작된다. 그는 대학의 한 파티에서 문학을 전공하는 제인(펠리시티 존스)을 만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둘은 순진한 아이들처럼 사랑에 빠지는데 이와 함께 호킹의 연구생활이 교차로 묘사된다. 그리고 호킹은 수학에 남다른 이해력과 통찰력을 지녀 담당교수 데니스(데이빗 튤리스)를 놀라게 한다.
그러나 호킹은 근위축증(루게릭병)에 걸리고 의사로부터 2년밖에 더 못 산다는 말을 듣고 절망에 빠진다. 호킹은 제인마저 외면하나 호킹을 진실로 사랑하고 강단이 있는 제인은 호킹을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둘은 결혼해 아이들을 낳고 행복한 생활을 즐긴다.
호킹의 병세가 악화하면서 제인의 슬픔과 고통 그리고 남편을 돌봐야하는 부담도 따라서 증가하나 제인은 굳세게 남편을 지킨다. 영화는 이런 제인의 처지를 상당히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제인은 교회의 합창단 지휘자 조나산(찰리 칵스)을 사랑하게 된다. 이와 함께 둘의 결혼생활은 호킹이 자기를 돌보는 특별 간호사를 사랑하게 되면서 끝이 난다.
호킹의 과학적 업적과 결혼생활 그리고 이 결혼의 해체를 균형있게 다루려고 무척 애를 쓴 흔적이 역력한데 좀 과감했더라면 영화가 훨씬 더 힘 있고 극적인 것이 되었을 것이다.
영화에서 가장 볼만한 것은 레드메인의 연기다. 몸의 연기라기보다 얼굴의 연기로 눈동자와 입술과 안면근육을 사용해 매우 우아하고 완벽하게 호킹을 재현하고 있다. 총명하고 또렷한 연기로 레드메인의 ‘나의 왼발’이라고 하겠다. 이와 함께 존스의 연기도 단단하면서도 고상하다. 제임스 마쉬 감독.
PG-13. Focus. 일부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