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로크 미술의 진수, 루벤스 대표작 만난다

2014-10-17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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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 센터 특별전 ‘성체성사의 승리’

▶ 모델화·태피스트리 10점과 회화까지

바로크 미술의 진수, 루벤스 대표작 만난다

루벤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예수 입관’(1612).

바로크 미술의 진수, 루벤스 대표작 만난다

‘성체성사의 승리’ 연작 중 ‘이교에 대한 진리의 승리’의 모델화(왼쪽)와 오리지널 태피스트리.

단순하고 절제된 미니멀리즘이 눈에 익은 현대적 미감으로 보자면 바로크 미술은 지나치게 화려하고 복잡하다. 꿈틀대며 비틀리고 움직이는 역동성, 화면을 빼곡하게 채운 풍만한 구성, 극적인 빛과 어둠의 대비로 인한 관능과 긴장…

그러나 이처럼 과장되고 감각적인 바로크 미술이야말로 화가의 역량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경이로운 예술양식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신자들에게 경건하고 두려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면서 신앙과 헌신을 조성하기 위한 종교화에 있어서는 이보다 더 극적이고 환상적인 예술 수단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바로크 미술의 거장 피터 폴 루벤스(1577~1640)가 있다.


바로크 미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스펙태큘러 루벤스: 성체성사의 승리’(Spectacular Rubens: The Triumph of the Eucharist)가 게티 뮤지엄에서 지난 14일 개막됐다.


내년 1월11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는 마드리드의 프라도 국립박물관과 인근 수녀원에서 대여해 온 성체성사 연작과 대형 태피스트리(직물공예)들, 그리고 이 시리즈와 연관된 루벤스의 다른 회화들을 함께 보여주는 야심찬 기획전이다.

루벤스는 1620년대 초 당시 네덜란드를 지배하고 있던 스페인 공주 이사벨 클라라 유지니아로부터 특별한 작업을 의뢰받는다. 마드리드의 왕궁 수녀원(Monastery of Barefoot Royals)을 장식할 20개의 태피스트리 제작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 달라는 작업이었다. 루벤스는 이를 위해 로마 가톨릭교회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성체성사의 영광을 표현한 20개의 모델화를 남겼다.

그림보다 크기가 7~8배에 달하는 태피스트리는 당대 최고의 직조 전문가들에 의해 약 8년에 걸쳐 제작됐으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400년 동안 이 수녀원에서 특별한 절기마다 성당 내부 곳곳에, 때로는 교회 바깥벽에 걸리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6점의 모델화와 4점의 오리지널 태피스트리가 왔는데 모두 대여가 아주 힘든 작품들이어서 꼭 한 번 관람해 볼 것을 추천한다.

게티 센터는 이 전시와 연관된 루벤스 시대의 드로잉전(Drawings in the Age of Rubens)도 같은 기간에 열고 있다. 이 전시는 16~17세기 네덜란드 남부에서 활동했던 화가들과 루벤스 제자들의 드로잉을 보여준다.

관람료 무료. 파킹 15달러. 월요일 휴관. 1200 Getty Center Dr. LA, CA,
(310)440-7300

<정숙희 기자> <사진 Getty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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