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술이 된 영화음악들 ‘감동무대’

2014-10-0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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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장 잔 윌리엄스 기념 - 줄리 앤드류스 등 스타들 참석

▶ 펄만 ‘지붕 위의 바이얼린’ 연주, ‘조스’ ‘사운딩스’ 등 열기 고조, ‘스타워즈’ 직접 지휘로 피날레

예술이 된 영화음악들 ‘감동무대’

연주회 피날레에서 잔 윌리엄스가 직접 ‘스타워스’를 지휘하는 가운데 다스 베이더와 스톰트루퍼들이 무대를 장악하고 있다. <사진 Mathew Imaging>

LA필하모닉의 2014~15시즌이 지난달 30일 밤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화려한 팡파르와 함께 개막됐다. 구스타보 두다멜이 부임한지 여섯 번째(벌써!) 시즌이다.

올해 오프닝 갈라 콘서트는 영화음악의 거장 잔 윌리엄스의 음악과 업적을 축하하는 특별 음악회(A Celebration of John Williams: Opening Night Gala)로 마련돼 공연장과 무대 안팎이 별들로 반짝였다. 줄리 앤드류스, 앤젤리카 휴스턴, 단 존슨, 윌리엄 섀트너 같은 왕년의 명배우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고,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과 디즈니홀 건축가 프랭크 게리, 에릭 가세티 LA 시장과 제브 야로슬라브스키 카운티 수퍼바이저, 작곡가 잔 애덤스와 허비 행콕 등 수많은 VIP들이 참석해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 개막공연을 축하했다.

잔 윌리엄스(82)는 지난 60여년 간 ‘조스’ ‘스타워즈’ ‘수퍼맨’ ‘E.T.’ ‘인디애나 존스’ ‘홈 얼론’ ‘주라기 공원’ ‘해리 포터’ 등 100여편의 주옥같은 영화음악을 작곡해 49회나 오스카상 후보지명을 받은(월트 디즈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란다) 할리웃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렇다 해도 클래식이 아닌 영화음악 프로그램으로 LA필의 시즌을 열기는 처음인데, 그래서인지 그의 수많은 영화음악 중에서도 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음악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먼저 14명의 미 육군 트럼핏 연주단이 특별 출연, 1984년 LA 올림픽 테마곡(윌리엄스는 88 서울올림픽과 96년 애틀랜타올림픽의 테마곡도 작곡했다)을 힘차게 연주한 데 이어 바이얼린 거장 이츠학 펄만 협연으로 ‘쉰들러의 리스트’ 삽입곡 3곡과 ‘지붕 위의 바이얼린’을 연주했다.

LA 필은 또 3명의 재즈 연주자들과 함께 ‘틴틴의 모험’ ‘잡을 테면 잡아 봐’ 그리고 ‘스타워즈’의 주제곡들을 협연했으며 앙코르 연주 때는 LA 어린이합창단이 등장, ‘아프리카여 눈물을 닦아라’(영화 ‘아미스타드’ 삽입곡)를 들려주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노래가 끝나면서 바로 ‘조스’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무대 뒤로 도망가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에는 잔 윌리엄스가 무대로 나와 두다멜 대신 지휘봉을 들고 ‘스타워즈’를 연주했는데 이때 영화의상을 입은 다스 베이더와 스톰트루퍼들이 무대로 등장, 마지막 흥을 돋우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런데 이 날의 모든 음악 중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것은 잔 윌리엄스가 2003년 디즈니홀 개관 기념공연을 위해 작곡한 ‘사운딩스’(Soundings)였다. 일깨우고(awakening), 반짝이고(glistening), 반응하고(responding), 기뻐하는(rejoicing) 4개 스토리로 아름다운 공연장과 섬세한 음향공간을 축하하는 이 음악은 어찌나 신비롭던지 개관 이후 연주되지 않았던 것을 이날 재조명한 두다멜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 눈길 끄는 프로그램들

- 소프라노 박소영 합창환상곡 노래… 구스타보 두다멜 지휘


LA 필하모닉은 개막공연에 이어 2일부터 시즌 첫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2~5일 두다멜 지휘로 데이빗 랭의 타악기 협주곡 미국 초연과 말러 5번 교향곡 연주가 있다. 타악기 협주곡을 위해 초청된 ‘소 퍼쿠션’(S? Percussion) 앙상블은 7일 그들만의 타악 연주회도 갖는다.

▲9~12일 두다멜 지휘로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Leif Ove Andsnes)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황제)과 코랄 판타지를 연주한다. 잔 애덤스의 ‘하모니엄’도 들려준다. 베토벤 합창환상곡에서는 LA 매스터코랄과 함께 6명의 솔로이스트 중 소프라노 박소영(LA 오페라 영아티스트 단원)도 노래한다.

▲10월24일 LA필 계관지휘자 에사 페카 살로넨이 날아와 11월 초까지 2개 프로그램을 연주한다.

자세한 내용과 티켓 문의 (323)850-2000, www.laphil.org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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