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정화 칼럼] Faith, Hope and Love / 믿음, 소망, 사랑

2014-08-0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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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now these three remain: faith, hope and love. But the greatest of these is love. 그러므로 믿음과 소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입니다.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를 말하고 천사의 말까지 한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나는 울리는 징과 요란한 꽹과리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사도 바울[Paul the Apostle]이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사뭇 단호합니다.

늘 이것저것 들여다 보며, 미지근하게 서성대는 이 사람, "아 뜨거!" "핫[Hot!] 뜨거!"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아는 소리 하며 ‘속알’은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이 사람에게 고린도전서의 첫 마디는 그야말로 "땡땡땡~" 경종(警鐘)입니다.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사도 바오로의 호된 꾸짖음이 뜨겁게 가슴을 관통하는 새벽입니다.

미상불 그리 요란한 징소리도 못내면서, 거죽만 그럴듯한 일상에 자괴(自愧)합니다. 내 안의 ‘속알’이 영글어 자연스레 거죽 밖으로 흘러 나오는 ‘사랑의 경지’는 요원하게 느껴집니다. "내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 전할 수 있다 하더라도, 온갖 신비를 환히 꿰뚫어 보고 모든 지식을 가졌다 하더라도, 산을 옮길 만한 완전한 믿음을 가졌다 하더라도," 이 모든 게 고작 사랑 아래요 사랑 밑입니다.


And now these three remain: faith, hope and love. But the greatest of these is love. 그러므로 믿음과 소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입니다.
"내가 비록 모든 재산을 남에게 나누어준다 하더라도 또 내가 남을 위하여 불 속에 뛰어든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모두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씀이 바로 "사랑절”이라 불리우는 “사랑,사랑, 사랑” 노래입니다. 고린도전서 13장을 통틀어 ‘사랑장’이라 부르는 이유가 바로 ‘사랑절’ 덕분이죠.

"사랑은 오래 참습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자랑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교만하지 않습니다." Love is patient, love is kind. It does not envy, it does not boast, it is not proud.

"사랑은 무례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사욕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성을 내지 않습니다. 사랑은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It is not rude, it is not self-seeking, it is not easily angered, it keeps no record of wrongs. "사랑은 불의를 보고 기뻐하지 아니하고 진리를 보고 기뻐합니다." Love does not delight in evil but rejoices with the truth.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모든 것을 믿고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냅니다." [중략]"내가 어렸을 때에는 어린이의 말을 하고 어린이의 생각을 하고 어린이의 판단을 했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는 어렸을 때의 것들을 버렸습니다." 아, 이 얼마나 고상한 고백인지요! 지난 시절의 유치한 영성을 고집하지 않는 진실한 구도자(求道者)의 고백입니다. 용기있는 고백입니다. 영어로 새겨봅니다. "When I was a child, I talked like a child, I thought like a child, I reasoned like a child. When I became a man, I put childish ways behind me." 그리고 말합니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에 비추어보듯이 희미하게 보지만 그 때에 가서는 얼굴을 맞대고 볼 것입니다. 지금은 내가 불완전하게 알 뿐이지만 그 때에 가서는 하느님께서 나를 아시듯이 나도 완전하게 알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믿음과 소망을 피력한 사도 바울, 이제 고린도전서 13장을 이렇게 끝맺고 있습니다. "And now these three remain: faith, hope and love. But the greatest of these is love."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사랑이 으뜸이라!영성의 첫 단계는 하느님과 천명(天命)을 알고 믿는 겁니다. 그 다음은 믿고 아는 내용을 ‘그렇게’ 소망하며 삶 가운데 실천하는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결국 사랑입니다. 불가(佛家)에선 ‘신해행증(信解行證)’이라 하고, 수운(水雲) 최제우 어른의 좌잠(座箴)으론 ‘신信⋅경敬⋅성誠’ 3자입니다. 요컨대, 믿고 바라며 사랑을 실천한다는 요지가 모든 종교의 핵심인 겁니다. 이걸 뒤집어 말하면, 사랑 없는 영성은 다만 ‘울리는 징과 요란한 꽹과리’에 다름 아니란 말씀입니다. "아, 뜨거!" "핫[Hot] 뜨거!" 진짜 뜨겁게 데일 말씀입니다.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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