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교회, 소외성 극복해야”
2014-07-10 (목)
리치몬드 소재 주예수교회가 지난 4월 헌당한 ‘디아스포라 사회선교관’은 여러 면에서 시선을 끄는 뉴스였다.
우선 교회 외부를 향한 사역을 목표로 하는 공간과 시설이라는 것이라는 분명히 했다는 점. 시니어들을 위한 아파트, 유치원, 봉사 시설 등을 짓는 교회들은 있지만 ‘커뮤니티 섬김’이 곧 지역 선교의 주요 전략이요 교회의 큰 사명 중 하나임을 천명했다는 것이 독특했다.
170만달러의 공사비가 들었고 1만2,000 스퀘어피트의 규모로 완공됐다. 지역 사회 봉사 및 2세 교육, 다인종 예배와 청년 활동, 주일학교, 한국학교, 장애인 단체인 밀알선교단 지원과 각종 문화 행사가 앞으로 이곳에서 펼쳐진다.
사회선교관 건립의 의미에 대해 담임 배현찬 목사는 “소수계 교회로서 격리된 이민공동체의 소외성을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피부는 달라도 이웃을 함께 섬겨야 하고 다인종,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사회윤리적 기능을 다해야 참다운 ‘선교적 교회’가 된다는 말이다. 배 목사는 “희생 없는 종교는 사회악”이라는 간디의 말도 인용했다.
선교란 소수 부름 받은 성도가 멀리 해외에 나가서 하는 게 아니라 교회 자체의 ‘DNA’라는 주장은 교계 내에서 설득력을 크게 얻어가고 있다. 주예수교회가 지난 달 ‘선교적 교회’ 세미나를 사회선교관 헌당 기념 행사로 개최한 이유도 그러한 건강한 교회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재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배 목사는 “성서적 전통, 문화적 환경, 지역사회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15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 선교적 교회”라며 “위기 속의 한국교회에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교학자들의 고증과 목회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고 건강한 교회를 지향하는 중소형 교회들에게 매우 적합한 모형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학시절 기독교 사회 윤리를 전공한 탓에 목회를 하면서 기독교의 사회 윤리적 사명에 대해 고심해왔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사상을 연구했고 한흑 관계 및 인종 화합에 대한 논문도 자주 썼다.
배 목사는 “양떼를 돌보며 훈련하는 것이 목사의 일차적 과제이지만 성도들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동체적 사명감을 갖도록 하는 임무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럴려면 역사 의식, 시대 정신, 기독교적 가치관을 가진 그리스도인 양성은 필수적이다.
마이애미한인장로교회, 리치몬드한인장로교회를 거쳐 1999년 리치몬드에서 주예수교회를 개척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30여년의 이민 목회를 하면서 가졌던 미주 한인교회의 정체성과 선교 기능에 대한 배 목사의 관심이 내린 결론이다. 한인세계선교협의회(KWMC) 공동의장, 미주한인기아대책기구(KAFHI) 이사장, 리치몬드 밀알선교단 이사장 등으로 교계를 섬겼다.
배 목사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인 목회자들이 정체성과 성서적 신앙관, 예언자적 사명감을 잃지 않고 정진했으면 좋겠다”며 “주예수교회도 건강한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를 돕는 일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