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스킨스’상표등록 취소돼
2014-06-19 (목)
팀이름 개명 위한 정부 차원‘압박’ …구속력 없지만 수익에 막대한 영향 줄듯
인종차별적인 팀명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위싱턴 레드스킨스가 이번에는 연방 특허청으로부터 상표등록 취소 판결을 받았다.
18일 특허청 산하 상표심사항소위원회는 찬성 2명, 반대 1명의 결정으로 레드스킨스(redskins)라는 단어를 ‘아메리칸 인디언을 비하하는 용어’라고 규정했으며, 1967년부터 1990년 사이 연방상표법에 등록된 레드스킨스 구단의 6가지 상표 등록을 취소한다고 결론 내렸다.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팀명에 대한 논란은 수년간 지속되다가 지난해부터 가열됐다.
수많은 언론과 오바마 대통령이 팀명 교체 요구를 천명해왔고,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50명은 공동 명의로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에게 서한을 발송해 팀명 교체 압력을 넣으라고 요구했다. 이에대해 대니얼 스나이더 워싱턴 구단주는 "80년 이상 지켜온 팀 명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맞섰고, 브루스 앨런 구단 사장은 ‘레드스킨스’가 결속과 단합을 상징하는 긍정적 어원에서 따왔다며 팀 명 사수 의지를 천명했다.
관계자들은 이번 판결이 레드스킨스 구단에 대해 ‘사실상 정부가 내린 첫번째 압박조치’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허청이 내린 이번 취소 판결이 레드스킨스의 팀명을 바꾸라는 법적 구속력은 지니지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 상표등록이 취소된 레드스킨스 구단의 로고와 팀명이 들어간 상품들을 누구나 자유롭게 제작, 판매할 수 있게돼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팀명을 바꾸지 않을 경우 막대한 재정적 타격과 이미지 악화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레드스킨스 구단측은 특허청의 결정에 대해 "즉각 항소하겠다"며 "항소심에서 이번 결정이 번복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판결은 지난 8년간 레드스킨스의 개명을 요구해온 인디언 인권보호 운동가 수잔 하르조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92년 상표심사항소위원회부터 연방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에서 잇따라 패한 하르조는 2006년 다른 인디언 4개 부족의 후손들과 힘을 합쳐 레드스킨스 이름 바꾸기에 도전했다.
특허청 상표심사항소위원회는 지난해 3월 청문회를 열어 90분간 이들의 주장을 청취했고 1년이 훌쩍 지난 18일 상표 등록 취소 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세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