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는 미국생활] 박종영 ㅣ 미국의 기후는?
2014-06-18 (수) 12:00:00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 간 해가 1960년 가을. 고등학교와 대학시절까지 가장 가까웠던 친구 김 군하고 여러 해 만에 다시 만나니 할 말 도 많았지만 그가 만나자 마자 “ 야! 미국의 기후는 한국하고 비교하면 어떠니?” 하던 질문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된다. 너무나 막막한 질문이라 정확한 대답을 줄 수 없어서 픽 웃고는 회답을 피했다. 그를 외면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니 그는 몹시 실망하는 눈빛으로 나를 보고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하늘을 처다 본다. “한국하고 비교하면 어떤지 말이야” 하고 질문은 또 이어진다. 역시 답변이 막혀 버리는 질문이다. “네가 생각하는 대로 추측하면 돼” 하는 무성의 한 답변에 그는 몹시 서운한 눈치가 역력하다. 미안 한 듯하여 “다음에 네가 미국에 가면 나에게 미국의 기후가 어떤지 좀 알려주면 좋겠다” 하고 말을 흐려버렸다.
그 후 1974년 이민바람을 타고 나는 다시 미국으로 들어왔고, 그 친구도 Los Angeles 에 살고 있는 아들 삼형제들의 집으로 방문을 왔다가 나를 찾아왔다. 미국에서 나와의 첫 만남에서 나는 첫마디로 복수(?)의 칼날을 들었다. “그래, 미국에 와서 보니 미국의 기후가 어떠냐?” “한국하고 비교하면 어때“? 하고 그 가 나 에게 던진 10 여 년 전 의 질문을 그대로 되물었다. 그는 겸연쩍은 웃음으로 대답이 없었고 마냥 웃기만하고 서 있는 것 이 그의 유일한 대답 이였다. 무슨 대답이 그 로부터 나 올수가 있었겠는지?이곳의 기후는 날씨도 아름답고 화창한 봄날, Los Angeles 지역은 홍수에 태풍까지 몰아쳐 산사태와 물난리로 야단이다. 옳지! 때는 이때다 하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곳 미국 날씨가 어떠냐? 이곳 미국의 날씨는 화창한 봄 날씨 인데, 네 가 사는 곳의 홍수피해는 없니? 미국의 기후가 어떠한지 알려다오” 하고 골탕 섞인 질문을 던지니 “야! 이제 그만 해 두자 미국 기후얘기는 다시 거론하지 말자”. 항복문서 없는 항복 성명을 듣고 우리는 완전한 휴전으로 평화(?)협정이 체결됐다.
같은 California 주내에서도 천차만별 한 기후상태를 어찌 감히 미국의 기후와 한국의 기후를 비교 해 말해 줄 수가 있을까?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피부로 느끼며 터득한 그의 기후상식은 일생을 두고 잊지 못할 훌륭한 교훈이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요즘은 지구의 온난화로 수만 년 쌓였던 빙산이 하루하루 무너지며 녹아서 지구의 해면이높아지며 낮은 땅은 수면 아래로 점차 가라앉는다. 가뭄이, 홍수가 지구를 위협하며 미래를 불안하게 하고 있지 않는가? 지금은 어느 나라고 홍수, 눈사태, 태풍 등 지구의 멸망이 눈 앞 에 닥쳤다고 야단이다. 지난해 6 월 말에 억수 같은 비가 우리 주위에 내렸다. 기상대에 의하면 이는 1885 년 이래 처음 보는 많은 비였다고 한다. 근대 과학으로는 불가능이라는 용어가 없는 세상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도 자연현상과 기후변화는 아무리 연구하고 노력해도 인력으로는 도저히 통제 불능의 자연 현상이 아닌지?앞으로 50년 내에 일본의 모든 섬들은 해저 속으로 가라 앉아 버린다는 예보가 나오는 세상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알라메다는 해발 6 feet 상 에 위치한 섬으로 조금 큰 지진이 오면 8 만 시민은 장례절차도 없는 수장으로 이 세상을 마감 한다는 예고이다. 그것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8 만 명이 모두가 일시에 바다 속으로 들어간다면 알라메다 시로서는 무더기 장례비는 큰 예산 절약? 아니다. 시 도 장례사도 같이 수장이 되니 아무 누구에도 이익도 손실도 없는 피장파장 경제 효과다. 바라건대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까지 만이라도 그러한 재해가 안 왔으면 하는 소망은 야박한 나 하나 만의 소망일까? 희망을 걸어보면서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아 가는 것이행복이 아닐까?